이태원 참사 영상 활용 논란에 휩싸인 신작
액티비전이 지난 23일 선보인 신작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가 이태원 참사 관련 영상 사용 문제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게임 도입부의 가상 뉴스 장면 중 약 3초간, 구급대원이 쓰러진 시민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실제 참사 직후의 방송 자료화면이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해당 장면은 북한의 남침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했다는 설정 속에서 민간인들이 입은 피해를 묘사하는 대목에서 등장했습니다. 이에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참사 4주기를 앞둔 28일 성명을 발표하며 해당 영상의 즉각적인 삭제를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경위 설명과 사과, 그리고 영상 교체를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다만 협회 측은 이번 논란이 게임 콘텐츠 전반에 대한 과도한 검열로 확대되는 것에는 경계심을 나타냈습니다. 개발사인 액티비전 측은 실제 뉴스 보도 내용을 가상의 서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활용했을 뿐, 사건을 가볍게 다루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반복되는 현실 소재 논쟁과 과거의 사례들
이번 작품은 출시 전부터 북한의 남침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루며 논쟁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은 전쟁의 트라우마를 오락의 수단으로 소비하고 있다고 비판한 반면, 일각에서는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현실의 민감한 이슈를 게임에 끌어들여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9년 출시된 ‘모던 워페어 2’는 테러 조직의 일원이 되어 모스크바 공항의 민간인 총격 현장에 진입하는 ‘노 러시안’ 미션을 포함해 영국 정치권의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당시 액티비전은 러시아 현지 변호사의 자문을 거쳤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을 적으로 설정한 작품들도 계속되었습니다. 2011년 ‘홈프론트’는 북한이 한국을 점령한 후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거쳐 미국 본토까지 침공한다는 설정을 담았습니다. 이 게임은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았으며,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스팀을 통해 진행된 예약 판매에 대해 중단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또한 2014년 ‘콜 오브 듀티: 어드밴스드 워페어’는 2054년 북한군이 서울을 공격하고 미 해병대가 이에 맞서는 장면으로 시작하며, 게임 박람회 시연 중 강남 지역이 전장으로 등장해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논란을 압도하는 시장의 폭발적 반응
과거의 사례들이 주로 가상의 사건을 다룬 것과 달리, 이번에는 실제 발생했던 참사의 영상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의 성적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 러시안’ 미션이 포함된 모던 워페어 2는 북미와 영국에서 출시 24시간 만에 470만 장이 판매되었고, 홈프론트는 발매 10일 만에 100만 장을 돌파했으며, 어드밴스드 워페어는 전작보다 뛰어난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번 신작 역시 유사한 흥행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콜 오브 듀티 4는 출시 4일째인 지난 27일, 스팀의 국내 매출 순위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습니다. 사전 플레이 기간에는 스팀 주간 인기 순위에서 전 세계 유료 게임 중 1위를 기록했으며, 한국어 이용자 605명의 평가 중 87%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했습니다. 게임업계는 한반도 전쟁이라는 소재가 주는 긴장감과 영화 같은 싱글 캠페인, 그리고 무료 배틀로얄인 ‘워존’을 통해 확장된 이용자 층이 결합되어 이러한 흥행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