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실천과 이미지의 긴장을 탐구하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9일, '올해의 작가상 2026'의 최종 영예를 안을 수상자로 사진가 홍진훤을 발표했다. 홍진훤은 웹 프로그래밍부터 영상, 사진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매체를 넘나들며 이미지 속에 숨겨진 정치적·사회적 권력의 역학 관계를 심도 있게 연구해온 예술가다. 과거 외신기자로서 직접 목격했던 투쟁과 집회의 현장들이 하나의 이미지로 치환되는 과정에 천착해온 그는, 각기 다른 사운드와 이미지를 병치하는 독창적인 작업 방식을 구축해왔다.

혁명의 언어와 비극의 풍경을 교차하는 신작

이번 수상과 함께 공개된 '올해의 작가상 2026' 전시에서는 집회 현장과 그 비극이 남긴 자취를 소재로 삼은 신작들이 관객을 맞이한다. 작품 ‘이미지의 최고 형태는 무장투쟁이다’(2026)는 과거에 존재했던 혁명의 언어와 현대의 집회 풍경을 교차 배치함으로써, 저항과 투쟁의 공간이 통제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이미지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추적한다. 특히 문화대혁명 당시의 발레 영상과 집회 기획자들의 인터뷰, 그리고 새롭게 해석된 민중가요 등을 결합해 사회운동이 이미지로 소비되고 재구성되는 양상을 정밀하게 파헤친다. 또한 ‘사실 은하수는 유령입니다’(2026)는 비극이 일어났던 장소의 사진과 네덜란드 천문학자 안톤 판네쿡의 연구 이미지를 연결하여, 기억과 바라봄, 그리고 부재와 침묵 사이의 관계를 탐색하는 데 집중한다.

세계적 심사위원들이 주목한 이미지의 재구성 능력

심사 과정에서도 홍진훤의 작업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테이트 모던의 학예실장 직무대리인 샤메인은 홍진훤의 예술 세계가 사회적 실천과 그것이 이미지로 재현되는 단계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을 드러내며, 인류가 현실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시각 체계 자체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고 분석했다. KW 인스티튜트 포 컨템포러리 아트의 디렉터 엠마 엔더비 역시 서로 다른 맥락과 시대를 지닌 기록 및 이미지들을 교차시키는 그의 방식에 주목하며, 이미지가 사회적 사건을 전달함과 동시에 그 의미를 새롭게 재정립하는 과정을 매우 설득력 있게 구현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