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보안 사업의 동반 성장

한화그룹의 미래전략총괄 사장이 주도해 온 반도체 장비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실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한화비전의 자회사인 한화세미텍이 반도체 장비 부문 매출을 전 분기 대비 2.4배가량 끌어올린 가운데, 기존 주력 분야인 영상보안 사업까지 탄력을 받으면서 한화비전의 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 원 선을 넘어섰다.

한화비전은 올해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5,734억 원, 영업이익 1,026억 원을 달성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6%, 영업이익은 183.3% 급증한 수치다. 특히 이번 매출액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직전 분기보다 56.4%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한화세미텍, 흑자 전환과 수익성 개선

이번 실적은 지난 8월 3일 인적분할을 통해 출범한 한화그룹의 첫 분기 성적표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한화그룹은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로보틱스 등 기술 중심의 테크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유통 및 레저 부문을 아우르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 중 반도체 장비 전문 기업인 한화세미텍은 한화비전의 자회사로 편입되어 있다.

김 사장은 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재임 시절부터 신규 성장 동력 발굴과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특히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의 핵심인 본더 장비를 반도체 후공정 분야의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해 왔다. HBM 본더는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접합하는 장비로 기술적 난도가 높다.

한화세미텍이 담당하는 세미텍 부문의 3분기 매출은 1,69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6.2%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373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적자 상태를 벗어나 흑자로 전환에 성공했다. 세미텍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2.0%로, 한화비전의 주력인 영상보안 사업의 이익률(16.2%)보다 높게 나타났다.

기술 혁신이 이끈 매출 극대화

특히 반도체 장비 매출은 이번 3분기에 848억 원을 기록하며, 직전 분기인 355억 원 대비 약 2.4배 급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138.9%라는 높은 성장률이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115.2%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성장은 패널레벨패키징(PLP) 장비 매출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며 수익성을 높인 덕분이다. PLP는 기존의 원형 웨이퍼 대신 사각형 패널을 사용하여 반도체를 패키징하는 기술로, 한 번에 처리 가능한 패키지 수를 늘려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세미텍 부문은 반도체 장비 외에도 공작기계와 표면실장기술(SMT) 장비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두 분야의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4%와 20.6% 증가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한화비전의 핵심 축인 시큐리티(영상보안) 부문 또한 성장을 지속했다. 3분기 매출은 4,036억 원, 영업이익은 65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5%와 79.9% 성장했다. 매출 규모는 2개 분기 연속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네트워크 카메라 판매가 확대된 결과로, 전체 판매량 중 IP 카메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3분기 29%에서 올해 3분기 43%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매출 비중 역시 같은 기간 49%에서 63%로 상승했다.

이번 성과는 김 사장이 유통과 레저를 넘어 반도체 장비 및 영상보안 등 기술 사업 분야에서도 유의미한 결실을 보고 있음을 증명한다. 한화그룹 출범 이후 첫 실적에서 두 핵심 사업이 동반 성장함에 따라 향후 사업 확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화그룹은 2030년까지 테크 및 라이프 사업 전반에 걸쳐 설비투자 2조 1,000억 원, R&D 6,000억 원을 포함해 총 4조 7,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한화비전 측은 시큐리티 부문의 안정적인 글로벌 실적과 한화세미텍의 반도체 장비 수주 성과가 결합되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기술 경쟁력을 꾸준히 높여 글로벌 시장에서의 선도적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