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원 육박하는 사상 최대 R&D 예산, 국회 심의 시작

국가가 연구·개발(R&D) 분야에 투입하는 예산이 사상 최대 규모인 40조 원에 육박하면서, 이에 대한 국회의 본격적인 검증 절차가 시작된다. 오는 4일부터 예산 심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편성한 역대급 규모의 R&D 예산안이 국회 심의 테이블에 오른다.

정부가 제출한 차기 국가 R&D 총 예산은 39조 5,000억 원 규모로 책정되었다. 이는 전년도 예산인 35조 5,000억 원과 비교했을 때 약 11.2%인 4조 원이 증액된 수치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이번 예산의 핵심 축은 '3대 메가프로젝트'와 '7대 SEED(시드) 프로젝트'다. 전체 R&D 예산 중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9조 5,000억 원이 이 두 프로젝트에 집중 투입된다. 3대 메가프로젝트는 반도체, 피지컬AI, AI 데이터센터(AIDC) 분야의 인프라 구축 및 원천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며, 7대 SEED 프로젝트는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핵융합, 소형모듈원자로(SMR), 한계돌파형 재생에너지, 첨단공급망 등 7대 핵심 첨단 기술 발전을 뒷받침한다.

AI 기술 주도권 확보 위한 9조 원대 집중 투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예산안 역시 전년 대비 24.5% 증가한 29조 6,476억 원으로 편성되었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만 9조 4,000억 원이 배정되었는데, 이는 정부 전체 AI 예산의 57%에 달하는 막대한 비중이다. AI 관련 예산 규모는 2025년 1조 5,000억 원, 2026년 5조 1,000억 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상승세를 보인다.

국회는 거액이 투입되는 AI 사업의 실효성을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독자 AI 모델 개발을 목표로 하는 '프론티어 AI 모델' 사업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과기정통부는 해당 모델 개발을 위한 최소한의 비용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에 3조 8,500억 원을 편성했다. 다만, 지난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GPU 임대 및 임차에 따른 지속적인 재정 부담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한 국가 주도 AI 모델의 시장 경쟁력 확보 여부와 부처 간 사업 중복성, 그리고 실제 AI 개발과 무관하면서 명칭만 AI를 붙이는 'AI 워싱' 현상에 대한 철저한 검증도 예고되어 있다.

출연연 연구자 처우 개선과 예산 심사 일정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23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 운영비도 심의 대상이다. 과기정통부는 내년도 출연연 운영비를 전년도 2조 5,613억 원보다 소폭 늘린 3조 1,476억 원으로 책정했다. 여기에는 기관평가 결과에 따라 주요 성과를 낸 연구자에게 지급되는 167억 원 규모의 성과급 예산이 새롭게 포함되었다. 하지만 연구 현장에서는 성과연동형 인센티브만으로는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구과제 중심제도(PBS) 폐지로 인해 외부 과제 수주를 통해 확보하던 연구수당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회는 4일부터 5일까지 예산안에 대한 종합정책질의를 이어가며, 9일부터 12일까지는 부별 심사를 진행한다. 이번 2027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은 오는 12월 2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