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 예산안 둘러싼 여야의 격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내년도 총지출 규모가 820조 9천억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예산안 심사를 시작했다. 국정감사 국면을 넘긴 여야의 대립 구도가 이제는 예산안과 입법권을 둘러싼 전쟁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연말까지 정치권의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미래대응기금을 비롯해 3대 메가프로젝트와 청와대 특수활동비 등 총 100개의 문제 사업을 지목하며, 약 134조 원 규모의 예산 삭감을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예산 원안을 그대로 지켜내겠다는 방침이다.
미래대응기금과 특활비 삭감 쟁점
이번 예산 심사의 최대 분수령은 미래대응기금의 향방이다. 국민의힘은 해당 기금의 신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기금 내 여유자금 104조 4천억 원을 전액 삭감해 국가채무를 갚는 데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200조 원 규모의 포퓰리즘 자유 이용권'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AI 산업의 대전환을 준비하고 청년, 교육, 지방 분야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기 위해 기금을 원안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또한 국민의힘은 대통령비서실의 특수활동비 82억여 원과 중대범죄수사청의 특활비 42억여 원에 대해서도 삭감 검토를 진행 중이다. 특히 올해 324억 원이었던 신고 포상금 예산이 내년 2,546억 원으로 8배가량 급증한 점도 삭감 대상에 포함됐다.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마감 기한은 12월 2일이다.
특검법과 국정조사를 향한 입법 전쟁
입법 전선에서도 갈등의 골이 깊다.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관련해 대법관 재제청 거부 및 업무추진비 허위 기재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한다. 민주당은 11월 5일 국회 본회의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하고, 11월 중순에는 국정조사 계획서의 본회의 처리를 완료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세웠다.
조작기소 특검법 추진도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공소 취소 조항을 제외한 형태의 특검법 추진을 요청함에 따라 관련 논란이 일단락되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달 중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일정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조작기소 특검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 빌드업'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조희대 대법원장 대상 국정조사는 사법부를 향한 노골적인 탄압이자 삼권분립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과 국정조사 계획서, 특검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통한 무제한 토론으로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상정되는 법안에 따라 매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