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체중계 등 특화 장비 9종 도입
서울시 어린이병원이 지난 2일부터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이번 조치는 수익성 악화로 인해 민간 의료기관들이 기피해 온 장애인 검진 분야를 공공 의료기관이 책임지고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병원 측은 장애 유형에 최적화된 전문 장비와 인력, 그리고 각종 편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구축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지난 1월 자료를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장애인 건강검진기관'으로 지정된 곳은 총 111개소에 불과하며, 그중 서울 지역은 17곳뿐인 실정이다. 장애인들은 이동의 불편함은 물론 의사소통의 장벽과 더불어 장애 특성을 반영한 검진 시설 및 장비의 부족으로 인해 건강검진을 받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장애인의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은 63.4%를 기록해, 비장애인의 수검률인 75.6%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장애 특성 고려한 맞춤형 검진 환경 조성
검진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린이병원은 총 9종의 장애 특화 장비를 새롭게 구비했다. 여기에는 휠체어용 체중계와 장애인 전용 신장계, 특수 휠체어, 이동식 전동리프트 및 이동형 침대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장비 덕분에 수검자들은 누운 상태에서도 신장 측정과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 특히 기존에는 보호자가 장애인을 안고 체중을 잰 뒤 보호자의 몸무게를 빼는 식의 불확실한 방식으로 측정해 왔으나, 이제는 정확한 측정이 가능해졌다.
또한 병원 측은 보건복지부의 지정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승강기 교체와 더불어 화장실, 탈의실, 주차장 등 주요 편의시설을 개선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예약 및 접수 단계에서는 사전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휠체어 이동 지원이나 의사소통 보조 등 개별 수검자에게 필요한 사항을 미리 확인한다. 접수 시에는 장애 유형에 맞는 안내 자료를 배부하며, 요청이 있을 경우 지원 인력이 검진 과정 전반의 이동과 안내를 돕는다.
수어통역부터 점자 안내까지 빈틈없는 지원
장애 유형별 맞춤형 지원도 강화했다. 청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서초구 수어통역센터와 협력하여 수어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각장애인과 뇌병변 장애인을 대상으로는 대화용 장치와 영상 확대 장비를 지원하며, 검진 결과는 점자 인쇄물 형태로 전달한다. 이러한 특화 서비스 이용에 따른 별도의 비용 부담은 없으며, 관련 비용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안전편의관리비를 통해 충당된다.
검진 이후의 관리 체계도 마련되어 있다. 건강 관리가 필요한 수검자에게는 보건소의 건강관리 서비스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연계해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남민 서울시 어린이병원장은 건강검진이 장애 여부와 무관하게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임을 강조하며, 공공병원으로서 장애인이 인근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검진받을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