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계의 급락 우려로 하락 출발했던 코스피가 기관과 기타법인의 강력한 하방 지지에 힘입어 2%대 상승세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다만 이번 주 예정된 미국의 중간선거와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 등 굵직한 대외 변수들이 남아 있어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기관·기타법인 중심의 지수 방어

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8.34포인트(2.24%) 오른 5859.08로 최종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1.62%(5637.77) 하락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오전 중 상승세로 돌아선 뒤 상승 폭을 점차 확대했다. 잠정 집계에 따르면 기관과 기타법인이 각각 1조3354억 원과 5418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한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8634억 원과 178억 원 규모로 매도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반도체 대장주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는 1.78% 상승한 22만9000원에, SK하이닉스는 3.81% 오른 147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4.37%)와 KB금융지주(-1.35%) 등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기관이 623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가운데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61억 원, 322억 원을 매도하며 1.38%(9.98포인트) 상승한 734.36으로 마감했다.

AI 투자 의구심과 반도체 쇼크

이날 증시는 미국발 반도체 충격의 여파를 면밀히 살피는 분위기였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인텔이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150억~160억 달러 규모의 4분기 매출 전망치를 제시하자, 30일 정규장에서 주가가 28.58% 폭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여기에 알파벳과 아마존의 실적까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입된 막대한 자본이 적기에 수익으로 회수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지수를 끌어올린 주역은 기관 투자자들이었다. 금융투자가 6869억 원을 사들이며 가장 큰 매수세를 보였고, 투자신탁(2574억 원), 연기금(1699억 원), 사모펀드(1664억 원), 보험(309억 원), 기타금융(200억 원), 은행(39억 원) 등 기관 내 모든 세부 항목이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5600선 부근에서 연기금과 금융투자, 기타법인의 방어로 지지력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연기금은 지난달 30일 역대 두 번째 규모인 8965억 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이틀간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며 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다.

빅테크 실적과 미국 선거의 변수

앞으로의 관건은 AI 과잉 투자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주에는 애플(2일)과 팔란티어(2일), AMD(3일)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특히 팔란티어의 실적은 AI 설비투자가 실제 서비스 매출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지표가 될 것이며, AMD는 데이터센터용 GPU 수요와 향후 전망이 핵심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산업에 대한 우려가 얼마나 완화되느냐가 투자심리 회복의 열쇠라고 짚었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변수다. 3일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추진력을 결정할 중대한 이벤트다. 만약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가 나타날 경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신재생에너지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단기적인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