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데이터센터 수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LG CNS
LG CNS가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해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를 완수하며 ‘K-데이터센터’ 수출의 서막을 열었다. 삼성, SK,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보유한 고도의 전력 및 냉각 기술, 그리고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LG CNS는 지난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30메가와트(㎿)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 기업이 현지 고객사를 위해 해외에서 AI 데이터센터를 직접 건설한 첫 번째 사례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그룹과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합작 법인인 KMG가 발주한 것으로, 수주 당시 규모는 약 1000억 원에 달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완공 전 이미 고객사 유치를 100% 완료하며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차세대 GPU 대응을 위한 하이브리드 냉각 및 전력 시스템
이번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의 고성능 컴퓨팅 환경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점에 있다. 고열을 발생시키는 AI 서버의 특성을 반영하여, 공랭식과 액체냉각 방식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냉각 구조를 채택했다. 또한, 랙 하나에 다수의 GPU가 들어가는 고밀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랙당 300킬로와트(㎾) 이상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는데, 이는 일반 데이터센터 랙 전력량의 약 60배에 달하는 수치다.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위해 인프라를 이중화함으로써 주전원 차단 시에도 예비 전력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LG그룹의 기술력을 집약한 ‘원(One) LG’ 통합 솔루션이 투입된 것도 특징이다. LG CNS의 설계·구축·운영(DBO) 역량을 토대로 LG전자의 공조 시스템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기술이 결합되었다. 현재 LG CNS는 후속 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체 사업이 마무리되면 수전 용량은 400㎿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LG CNS 측은 인도네시아에서의 구축 경험과 레퍼런스를 활용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SK·네이버,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 선점 경쟁
다른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행보도 거세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S를 포함한 삼성 계열 6개사는 지난 9월 미국의 AI 인프라 기업인 헬릭스에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헬릭스는 대형 데이터센터의 개발과 운영은 물론 발전 및 송배전까지 아우르는 AI 인프라 전문 기업이다. 삼성물산 역시 지난해 8월 베트남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으며, 지난 5월에는 말레이시아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따내는 성과를 냈다.
SK그룹은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이 지난 4월 베트남 응에안성 정부와 AI 데이터센터 및 관련 인프라 사업을 공동으로 모색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SK텔레콤이 데이터센터의 DBO를 담당하고 SK이노베이션이 전력 공급을 맡는 협력 모델을 검토 중이다. 네이버는 엔비디아 및 영국의 넥서스 코어 시스템즈와 협력하여 모로코에 500㎿급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달 엔비디아가 네이버의 3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1기가와트(GW) 규모의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 사업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AI 컴퓨팅 수요가 2032년까지 285GW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신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한국의 DBO 역량을 바탕으로 한 해외 수주 기회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