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적 하자 이유로 사건 무효화
한신대학교 인권센터가 유학생 강제출국 사건에 대한 조사 요청을 받은 지 2년 9개월 만에 사건을 각하 처리했다. 인권센터 측은 지난 29일, 해당 사건의 피해자들을 대리해 온 법무법인 원곡의 최정규 변호사에게 전자우편을 발송하여 유학생 납치출국 사건이 각하되었음을 공식 통보했다. 센터 측은 이번 결정의 근거로 인권센터 운영 규정 제13조 1항을 들었으며, 사건 접수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적 오류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신대 측은 향후 신고를 희망하는 피해 학생 1인에 대해서는 운영 규정에 명시된 적법절차 원칙을 준수하여 신고 절차를 다시 안내하겠다고 설명했다.
운영 규정 뒤에 숨은 뒤늦은 결단
이번 각하 결정의 핵심은 인권센터 운영 규정 제13조 1항에 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인권침해 피해는 당사자나 대리인, 혹은 제3자가 신고할 수 있으나, 신고인이 피해자 본인이 아닐 경우에는 사건 수리 전 반드시 피해자의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즉, 인권센터가 지난 2024년 1월 대리인을 통해 신고를 접수하면서 피해자의 의사를 확인하는 필수 절차를 누락했다는 판단이다. 결과적으로 센터 측은 자신들의 절차적 과오를 사건 접수 2년 9개월이 지나서야 인지하고 사건을 종결한 셈이 되었다.
피해자 측 "조사 지연 후 뒤늦은 절차 확인"
피해 학생들을 대리하는 최정규 변호사는 이러한 센터의 결정을 강력히 비판했다. 최 변호사는 사건 접수 후 약 3년 동안이나 조사 절차를 멈추고 있다가, 이제 와서 피해자의 의사를 확인하겠다는 이유를 대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만약 피해자 의사 확인이 필요했다면 사건 초기 단계에서 신속히 이행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인권센터가 신고를 원하는 피해자가 1명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인원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는 대신 사건 전체를 각하하고 재신고를 요구하는 방식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국외 피해자 호소와 향후 대응 계획
강제출국을 당한 아미르쿨로바 훌카르(21) 역시 해외에서 인권센터의 결정을 비판했다. 훌카르 씨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겪었던 고통과 피해가 공정하게 밝혀지기를 원하며, 사건 조사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녀는 자신이 입은 상처를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덮어둘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최 변호사 측은 한국 내 체류자 1명과 최근 연락이 닿은 우즈베키스탄 거주 피해자 2명에게 다시 신고 절차를 안내할 계획이다. 최 변호사는 인권센터가 더 이상 절차를 핑계로 조사를 미루지 말고 신속하고 충실하게 조사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유학생 22명 강제 출국 사건의 배경
앞서 발생한 이 사건은 지난 2023년 11월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신대학교 어학당에 재학 중이던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23명은 출입국관리소로 이동한다는 거짓 안내를 받고 버스에 탑승했다. 이후 사설경비업체 직원들에 의해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채 인천국제공항으로 압송되었으며, 몸이 아프다며 출국을 거부했던 1명을 제외한 나머지 22명은 강제로 출국 조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