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색상 변하며 침수 위험 알리는 AI 관제 시스템

행정안전부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침수탐지 모델이 CCTV 관제 시스템과 결합해 재난 대응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이 모델은 도로의 침수 위험이 커지면 화면 속 도로 색상을 녹색에서 빨간색으로 즉각 전환해 위험을 시각화한다. 현재 서울 관악구를 비롯해 제주, 경기 안양, 강원 원주 등 4개 지역에서 총 120대의 CCTV를 활용해 시범 운영 중이다. 올해 말까지 검증 과정을 거친 뒤, 내년부터는 전국 지자체로 해당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AI의 분석 능력은 매우 구체적이다. 도로에 물이 차오르면 인공지능이 침수 구역을 스스로 식별하며, 침수율이 17.8% 수준일 때는 녹색의 '안전' 신호를 보내지만, 수위가 83%에 달하면 '심각' 단계로 판단해 도로를 붉은색으로 표시한다. 이러한 기술은 관제요원 1명이 평균 523대의 CCTV를 감시해야 하는 과도한 업무 부담을 경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하천에는 가상 수위계를 적용해 범람 위험을 사전에 포착하는 기능도 갖췄다.

재난 예측을 넘어 상황 보고서 작성까지

AI 기술은 단순한 감지를 넘어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홍제천의 데이터를 활용한 시제품 시험 결과, "시간당 60㎜ 폭우 시 홍제천 범람 위험은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AI가 위험 지역과 범람 가능성을 정밀 분석한 뒤 상황보고서까지 자동으로 생성해냈다. 내년 2월 재난 안전 AI 데이터 구축사업이 마무리되면, 공무원들이 주민 대피 여부를 판단하고 위험을 분석하는 데 강력한 지원 도구가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는 부처별로 흩어진 재난 정보를 통합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풍과 호우 관련 데이터 2만 4507건(54종)을 비롯해, 산사태 및 침수 취약지역 정보 1만 1204건(16종)을 확보했다. 여기에 과거 재난 대응 매뉴얼 550만 건과 침수·화재·교통사고 등이 기록된 CCTV 영상 약 20만 장을 학습 데이터로 구축해 AI의 역량을 높였다.

유괴 예방 및 지하차도 통제 정보 실시간 공유

재난뿐만 아니라 범죄 예방에도 AI가 투입된다. 현재 개발 중인 '약취·유인 탐지 AI 모델'은 어린이 유괴 상황을 감시한다. CCTV를 통해 차량의 접근, 신체 접촉, 현장 이탈(번호판 확인)과 같은 이상 행동을 포착할 뿐만 아니라, 유인을 암시하는 특정한 몸짓이나 언어까지 자동 분석해 위험성을 판단한다.

지하차도 안전 관리도 강화된다. 2023년 오송 지하차도 참사 이후 진입 차단 시설이 늘었으나, 운전자가 직접 통제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지난 5월부터 대전 지역 지하차도 83곳의 통제 정보를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티맵 등 주요 내비게이션에 시범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2028년까지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병대 경기대학교 AI컴퓨터공학과 교수는 AI가 산불 확산 경로와 진화 우선순위를 분석하는 것과 같이 재난의 전 주기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AI의 정확도를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중앙정부가 공통 시스템을 보급해 지자체 간의 대응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