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훈육부터 성인 상담까지… 이색적인 ‘귀신 참교육’

최근 경기도 용인시 소재 한국민속촌에서는 귀신 분장을 한 배우들이 아이들의 편식이나 떼쓰기를 교정해 주는 이른바 ‘귀신 참교육’ 상황극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어린이들을 겁주어 올바른 습관을 약속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성인 관람객들을 대상으로도 독특한 즉석 상황극을 펼치며 이색적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지난 27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한 어둑시니 역의 구교현 씨와 처녀귀신 역의 강윤정 씨, 그리고 콘텐츠기획팀 황민아 대리는 관람객들과 겪었던 다양한 일화들을 공개했다. 구 씨는 성인들도 체험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대상에 맞춰 즉흥적인 연기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남성 관람객에게 “집 공동명의를 했는지, 안 했는지”를 질문하며 분위기를 주도한다고 밝혔다. 만약 관람객이 확답을 피하면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재차 물어 확답을 받아내고, 공동명의를 하겠다고 약속하면 그 시점까지 구체적으로 되묻기도 한다.

“장인·장모님께 1억 대출 가능?” 성인 관람객 사로잡은 질문들

이들의 질문 소재는 경제적 지원 문제로도 확장된다. 구 씨에 따르면 “장인이나 장모님이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풀대출을 활용해 1억 원을 마련해 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의 관람객이 흔쾌히 해주겠다고 답한다고 한다. 처녀귀신 역할을 맡은 강 씨 역시 성인들의 상담 요청이 많다고 전했다. 그녀는 아내가 남편의 불통을 토로하며 상담을 요청하면, 해당 남편에게 아내의 말을 잘 듣겠다는 다짐을 받아내는 방식으로 상황극을 이끌어간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모습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민속촌 구미호 귀신 4살 참교육’이나 ‘TV를 보며 식사하던 아이의 민속촌 방문 후기’와 같은 제목의 영상들이 잇따라 게시되며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영상 속 부모들은 아이의 잘못된 습관을 귀신에게 고백하고, 귀신은 아이를 잡아갈 듯 겁을 주거나 부모의 말을 잘 들을 것인지 확인하며 때로는 아이를 품에 안거나 손을 잡는 등 역동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이 때문에 이들은 ‘어둠의 오은영’이라는 별칭까지 얻게 되었다.

공포 수위 조절과 가을 축제 안내

다만 귀신을 이용한 훈육 방식이 아이들에게 과도한 공포를 심어주거나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구 씨는 아이가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이면 즉각적으로 연기 톤을 조절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포스러운 분위기 대신 익살스러운 재주꾼이나 재미있는 도깨비로 변신해 아이의 마음을 달래며 상황을 풀어간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민속촌은 오는 11월 15일까지 가을 축제인 ‘귀신사바 귀신놀이’를 운영한다. ‘귀신읍 속촌리의 초대’라는 테마 아래 처녀귀신과 구미호 등 전통적인 귀신 캐릭터들이 민속촌 곳곳을 누비며 관람객들과 함께하는 즉석 상황극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