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물 식별 기술과 정반대의 흐름

인공지능이 작성한 텍스트를 식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역설적으로 AI가 작성한 글의 특징을 제거해 주는 도구들이 새로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른바 '휴머나이저(humanizer)'로 불리는 이 기술은 AI 특유의 과장된 문장이나 반복적인 표현을 교정하여 마치 사람이 직접 쓴 것처럼 자연스럽게 다듬는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에는 한국어 특유의 보고서나 회의록 문체에 최적화된 도구들까지 공유되며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깃허브에 공개된 130여 개의 AI 인간화 도구

지난 28일 확인된 바에 따르면, 개발자 커뮤니티인 깃허브에는 'AI 인간화(ai-humanizer)' 범주로 분류된 130여 개의 코드와 도구들이 올라와 있다. 이 도구들은 단순히 문장을 교정하는 수준을 넘어, 링크트인(LinkedIn)이나 엑스(X)와 같은 소셜미디어의 댓글 및 게시물을 인간적인 문체로 변환하고 AI의 흔적을 지우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보고서 작성 시 이러한 휴머나이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쓴 티가 나는 글은 성의 없이 급하게 만든 듯한 인상을 주어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한국어 비즈니스 문체에 맞춘 '스톱 슬롭'의 등장

이달 중 새롭게 공개된 기술 중에는 한국어 문서를 전문적으로 다듬는 '스톱 슬롭 한국어판(stop-slop-ko)'이 눈에 띈다. 이는 기존 영어권 도구들의 규칙을 국내 업무 환경에 맞게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영어판의 경우 짧고 직설적인 문장을 권장하지만, 이를 한국어 보고서에 그대로 적용하면 부자연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존 화면 대비 메뉴 구성이 상이하여'라는 표현을 '메뉴 구성이 기존 화면과 달라'로 매끄럽게 고치거나, 국내 기업 환경에서 흔히 쓰이는 '~함/~됨' 형태의 종결어미를 적절히 유지하도록 설계되었다.

AI 탐지 회피를 목표로 하는 서비스 상용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사업화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단순히 문장을 매끄럽게 만드는 것을 넘어, AI가 쓴 글인지 판별하는 탐지 도구의 감시를 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2023년 출범한 미국의 스타트업 '언디텍터블 AI'는 AI가 생성한 텍스트를 재작성해 주는 구독형 모델을 통해 AI 탐지 회피 기능을 주요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글쓰기 보조 플랫폼인 그래머리(Grammarly) 역시 지난해 휴머나이저 기능을 도입했으며, 사용자가 직접 작성한 글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 개인 고유의 문체를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