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지역화폐 구매 한도와 발행 규모

지방세 수입 감소와 국세 결손 여파로 인해 전북 지역의 지방재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지역화폐를 통한 혜택이 대폭 축소되고 있다. 군산시와 익산시, 전주시 등 전북 내 주요 지자체들은 재정적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상품권 구매 한도를 하향 조정했으며, 전주시는 연간 발행 규모 자체를 줄이는 강수를 두었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2일 전북 지역 관계자들에 따르면, 군산시는 이번 달부터 군산사랑상품권의 1인당 월간 구매 한도를 기존 70만원에서 50만원으로 하향했다. 시 측은 연말까지 상품권 발행을 지속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산시 역시 지난달부터 구매 한도를 6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절반가량 깎았다. 2020년 제도 도입 초기 100만원에 달했던 한도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셈이다. 전주시 또한 지난 9월 구매 한도를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추었으며, 연간 발행 규모도 기존 3000억원대에서 2000억원대로 축소했다.

급증하는 지방채무와 재정 압박

지방자치단체의 채무 상황을 살펴보면 재정 위기의 심각성이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나라살림연구소의 '지자체 채무 현황' 자료에 의하면, 전북도와 도내 14개 시군의 2025년 말 기준 지방채무 잔액은 약 1조6806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3460억원(25.9%)이 증가한 수치로, 전국 평균 증가율인 9.85%보다 무려 2.6배나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전주시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20.10%를 기록하며 전국 227개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군 단위에서는 임실군(5.19%)과 고창군(3.51%)이 각각 전국 82개 군 중 2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래대응기금 도입과 교부세 감소 우려

정부가 추진 중인 미래대응기금 역시 지방재정에 커다란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나라살림연구소는 기금 도입에 따라 지방교부세 산정 방식이 변경될 경우, 2027년 전국 지자체가 받게 될 교부세가 지금보다 약 30조5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을 때 전북 지역의 예상 감소액은 총 2조7235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전북도가 4976억원, 정읍시 2325억원, 익산시 2269억원, 전주시 2246억원 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에 전국 시도지사들은 지난달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지방교부세가 필수적인 행정 서비스를 유지하는 핵심 재원임을 강조하고 현행 산정 방식의 유지를 강력히 촉구했다.

시민사회, 일방적 혜택 축소 비판

지역사회에서는 재정 효율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나 시민들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지역화폐 혜택을 줄인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창엽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지역화폐가 지자체의 대규모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혜택을 줄이기 전 정책의 취지나 효율성을 검토하는 절차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순히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통보식 행정을 펼치는 것은 시민들을 설득하기에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