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조 규모 메가프로젝트, 인프라와 기술 유출 방지가 핵심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포함한 3대 메가프로젝트에 투입될 민간 자본 규모가 16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제도와 인프라, 인재, 기술이라는 4대 영역의 병목 현상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핵심 기술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었다.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는 2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3대 메가프로젝트: 국가 성장 플랫폼이 되기 위한 과제'를 주제로 공개포럼을 개최하여 프로젝트의 성공 전략과 보완책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가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 시기와 맞먹는, 우리 경제와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거대한 도전이라고 정의했다. 김 부의장은 과거의 논의가 투자 규모나 생산 시설(팹)의 입지 선정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국가 성장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차세대 칩 설계 및 시스템 반도체 역량 강화, 스타트업과 소부장 기업이 상생하는 생태계 구축, 송전망 등 인프라 병목 현상 타개를 향후 핵심 과제로 꼽았다.

'M·E·G·A' 전략 발표와 반도체 생태계 확장 과제

기조 발표자로 나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성장 플랫폼을 구체화할 4대 실행 전략으로 'M·E·G·A'를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M(모빌라이즈)은 자금과 인재, 혁신 등 국가 역량의 결집을, E(인게이지)는 산업계와 노동계의 주체적 참여를 의미한다. 이어 G(제너레이트)는 신산업과 성장 동력을 통한 수출 확대를, A(앰플리파이)는 창출된 성과를 경제 전반으로 확산해 성장을 가속화하는 전략을 담고 있다. 김 장관은 1600조 원이라는 자본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60%에 달하며, 이는 과거 경부고속도로 투자액(GDP 대비 2.4%)과 비교해 압도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반도체 팹의 가동 시점을 2년 이상 앞당기기 위해 초광역특구법 제정과 인허가 절차의 일괄 처리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발표 세션에 참여한 이준 산업연구원 전략산업연구센터장은 현재 우리나라가 HBM 점유율 80%대를 기록하며 메모리 분야에서는 독보적이지만, 세계 시장의 76%를 점유하는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존재감이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881조 원에 달하는 메가프로젝트의 민간 투자 역시 메모리 생산능력 확충에 편중되어 있다고 분석하며, 메모리와 연산용 칩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시점이 메모리 강점을 시스템 반도체로 전이시킬 수 있는 역사적 기회라고 진단했다.

AI 데이터센터와 휴머노이드 보안 가이드라인 필요성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보안 및 인프라 대응책도 논의되었다. 박민원 국립창원대 총장은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특성을 고려해, 국방 분야에 준하는 높은 수준의 안전 및 보안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핵심 부품과 제어 시스템을 국내에서 직접 검증하고 통제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병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하여, 현재의 국내 수요 전망치만으로는 2035년 목표치인 18.4GW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국내 제조 AI와 에이전트 기술의 확산을 앞당기는 정책적 지원은 물론, 앵커 고객이 존재하는 해외 시장의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