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기술로 산업 안전의 '눈'이 된 린솔
인공지능(AI)과 방산 기술을 결합해 산업 현장의 안전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 린솔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지원을 발판 삼아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린솔의 이효근 대표는 과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정밀무기체계 개발을 담당하던 연구원이었다. 그는 당시 수행하던 '탐지와 타격' 기술을 '사람을 보호하고 사고를 방지하는 용도'로 전환할 수 없을지 고민했다. '시각적 확인을 넘어 소리에 집중한다'는 전략 아래, 정밀음원 기술로 소리의 방향과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AI로 위치·영상·센터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2023년 11월 린솔을 설립했다.
산업 현장과 공공장소의 안전 관리에서 가장 까다로운 지점은 시야 밖의 위험을 식별하는 것이다. 육안 점검이나 기존 CCTV는 적재물에 가려진 작업자의 접근이나 설비의 미세한 이상 소음 같은 사각지대 위험을 감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린솔의 솔루션은 정밀한 음원 탐지와 AI 분석을 결합해 이러한 보이지 않는 징후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사고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시장 개척부터 300억 규모 수요서 확보까지
창업 초기에는 정밀음원 기술을 적용할 명확한 시장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이 대표는 직접 발로 뛰며 고객을 발굴했다. 64가지의 세부 시나리오를 설계해 산악 구조부터 해녀 안전, 가스 누출 탐지, 지게차 충돌 방지 등 다양한 분야의 수요처를 만났다. 이 과정에서 실종자 탐지에 국한되었던 기술적 시야는 산업 안전 전반으로 확장되었다.
성장의 변곡점은 2024년 1월에 찾아왔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으로부터 지게차 충돌 방지 솔루션 개발 성공 시 5년간 총 300억 원 규모의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수요서를 확보한 것이다. 동시에 중진공 청년창업사관학교(충북 14기)에 선정되어 장관상을 받으며 졸업했고,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도 이름을 올렸다. 투자 유치 또한 활발히 진행되어 로그파트너스, 시드 브리지, 프리A, 시리즈A를 거치며 누적 투자액 50억 원을 달성했다.
데스밸리 넘게 한 정책자금과 경영 역량 강화
급격한 성장의 이면에는 자금 압박도 존재했다. 확보된 투자금은 대부분 연구개발(R&D)과 양산 체계 구축에 투입되었으며, 조직 규모가 7명에서 38명으로 급증하며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었다. 특히 대규모 수요서는 제품 개발 성공이 전제되어야 매출로 이어지기에, 기술이 실제 수익으로 전환되기 전까지의 '버티기'가 절실했다. 이때 중진공의 청년전용창업자금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대표는 기술력과 사업성을 갖추고도 자금 부족으로 무너지는 기업들을 목격하며, 청년전용창업자금이 기업의 사각지대를 메워주는 핵심 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기술 중심의 딥테크 기업이 흔히 겪는 경영 관리의 공백 역시 중진공 충북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보완했다. 기술 개발에 치중했던 초기와 달리, 조직이 커짐에 따라 중요해진 경영 관리 역량을 체계적으로 다질 수 있었다. 이러한 성장 기반은 2026년 1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에서 혁신상 수상이라는 결실로 이어지며 기술 경쟁력을 증명했다.
데이터 기반의 통합 안전관리 체계 구축
린솔은 향후 산업 현장에서 쌓은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공 및 일상 안전 분야까지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환경별 맞춤형 정밀음원 탐지와 AI 분석 기술을 고도화하여, 위험 징후 포착부터 사고 예방 및 대응에 이르는 통합 안전관리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기존의 직관과 경험에 의존하던 안전 관리를 데이터 중심의 예방 체계로 혁신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