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중심에 선 핵심 선수들 전원 복귀
내부 불화설과 주요 선수들의 은퇴 가능성으로 어수선했던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11월 A매치를 기점으로 재결합을 선언했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은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주장 손흥민(LAFC)을 비롯해, 최근 대표팀 은퇴를 언급했다는 소문이 돌았던 1996년생 동갑내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포르투), 황희찬(샬케04)을 소집 명단에 모두 포함시키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모레노 감독은 지난 29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11월 중동 원정 평가전을 위한 명단을 공개했다. 손흥민은 이번에도 팀의 중심을 잡는 주장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한국 축구계는 지난 9월과 10월에 걸쳐 진행된 네 차례의 평가전 기간 동안 경기력 저하뿐만 아니라 선수단 내부의 갈등설로 인해 상당한 진통을 겪어왔다. 특히 일부 선수의 발언이 촉발한 내분설과 손흥민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 그리고 김민재·황인범·황희찬이 국가대표 생활 종료 의사를 내비쳤다는 외부 보도가 겹치며 혼란이 가중된 상태였다.
모레노 감독의 운영 원칙과 리더십 방어
모레노 감독은 이날 회견에서 평소보다 긴 시간 동안 모두발언을 이어가며 팀의 건전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기 이후 발생한 문제들에 대해 선수들이 직접 대면하여 대화로 풀었으며, 대표팀은 여전히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사적인 신뢰 관계 속에서 나눈 대화 내용은 보호되어야 한다며, 선수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감독은 팀 운영을 위한 네 가지 핵심 가치로 공간과 시간에 대한 존중, 내부 사안의 내부 해결, 당사자 간의 직접적인 대면 해결, 그리고 개인보다 팀을 우선시하는 문화를 제시했다. 손흥민의 리더십 논란에 대해서는 "손흥민이 우리의 주장이라는 사실 외에 덧붙일 말이 없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은퇴설이 불거진 세 선수에 대해서도 사적인 대화 내용은 밝힐 수 없으나 충분한 소통을 거쳤음을 시사하며, 이번 명단 구성이 곧 그들에 대한 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실력 면에서 대표팀에 합류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단했음을 명확히 했다.
세대교체 시도와 향후 일정
기존의 핵심 자원인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재성(마인츠05), 오현규(베식타시) 등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동시에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기 위한 시도도 엿보였다. 2007년생 미드필더 손정범(FC서울)과 2005년생 수비수 신민하(강원FC)가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된 것이다. 모레노 감독은 이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현상이 팀에 긍정적인 자극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조규성은 명단에서 제외되었는데, 감독은 조규성의 소속팀 활약을 인지하고 있으나 제외된 선수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모레노 감독은 소집에 앞서 유럽 현지에서 선수들의 상태를 직접 살필 계획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참관한 뒤 포르투로 이동해 황인범의 경기를 확인할 예정이다. 한국 대표팀은 11월 13일 사우디아라비아, 17일 카타르와 차례로 평가전을 치른다. 내년 1월 개최될 아시안컵을 대비해 중동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이번 일정의 주된 목적이며, 이번 평가전의 성과에 따라 모레노 감독의 계약 연장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