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으로 주소지 옮긴 후 부친 사망, 공제 가능할까

성인이 된 이후 11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아버지와 한집에서 생활해 온 A씨는 최근 예기치 못한 세금 문제에 직면했다. A씨는 2014년 6월 성년이 된 시점부터 아버지 명의의 아파트에서 계속 거주해 왔으나, 올해 2월 결혼을 하게 되면서 주소지를 옮겨 분가했다. 하지만 분가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인 3월 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A씨는 동거주택 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에 빠졌다.

결혼을 이유로 독립한 시점과 부친의 사망 시점이 매우 근접해 있고, 실제 함께 거주한 기간이 법적 기준인 10년을 상회한다는 점이 핵심 쟁점이었다. A씨는 과거 10년 이상 연속해서 상속주택에서 거주했다면, 비록 상속 개시 시점에는 따로 살고 있었더라도 공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질의를 남겼다.

과세당국의 판단: '사망 당시 동거'가 필수 요건

국세청은 최근 국세법령정보시스템을 통해 이와 관련한 세법해석 사전답변을 공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세당국은 '불가'라는 단호한 입장을 내놓았다. 동거주택 상속공제는 피상속인과 상속인이 상속개시일로부터 소급하여 10년 동안 하나의 주택에서 계속 거주해야 한다는 엄격한 요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상속개시일이란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을 의미한다.

따라서 과거에 아무리 오랜 기간을 함께 보냈더라도, 사망하는 순간에 주소지가 분리되어 있었다면 원칙적으로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동거주택 상속공제 제도는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상속주택 가액의 100%를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빼주는 제도이며, 공제 한도는 최대 6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장기간 한집에 살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는 것이 과세당국의 판단이다.

결혼은 예외 사유 아냐… 주의해야 할 상속 요건

물론 법령에서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동거가 중단된 경우에 한해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군 입대나 학업을 위한 취학, 직장 변경 및 전근과 같은 근무상 사유, 혹은 1년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질병 등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러한 사유로 인해 잠시 떨어져 지낸 기간은 동거 기간 계산에서 제외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계속 거주한 것으로 간주해 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A씨가 분가하게 된 원인인 '결혼'은 법에서 정한 동거 중단의 예외 사유에 포함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A씨는 부친과 11년 8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 당시 동거하지 않았고 예외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아 공제를 적용받지 못하게 되었다.

동거주택 상속공제는 부모와 자녀가 오랜 기간 주거 기반을 함께 형성해 온 것을 보호하려는 취지다. 다만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동거 기간 외에도 1세대 1주택 요건과 상속인의 주택 보유 여부 등을 모두 따져봐야 한다. 상속을 앞둔 가족이라면 사망 직전 주소지 변경 등 사소한 변동이 세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 관련 요건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