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차례 공매 끝에 낙찰된 650억 원의 부지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골프 산업의 위상이 변하고 있다. 골프 열풍 속에 신규 조성은 이어졌으나, 이용객이 줄고 금융 비용이 급증하며 시장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전남 영암에서는 개장한 지 불과 17개월 만에 폐업한 골프장 부지를 새로운 주인이 인수해, 이곳을 태양광 발전 사업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일 골프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BS그룹의 계열사인 대신피플앤피플은 전남 영암군 삼호읍 난전리에 위치한 옛 코스모스링스CC 부지와 건물을 650억 원에 매입했다. 양측은 2025년 11월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듬해인 2026년 3월 4일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했다. 해당 부지의 면적은 340만 4,550㎡(약 103만 평)에 달하며, 건물 연면적은 5,503㎡ 규모다.
이번 매입가는 최초 감정가였던 2,060억 원의 약 31.6% 수준에 불과하다. 총 13차례에 걸친 공매 과정을 거치며 감정가 대비 1,410억 원(68.4%)이 하락한 가격에 낙찰된 것이다. 토지 면적을 기준으로 산출한 평당 매입 단가는 약 6만 3,000원이다.
운영 17개월 만에 멈춘 활주로형 골프장
코스모스링스CC는 4개의 활주로를 활용한 독특한 구조의 골프장이었다. 각 활주로의 길이는 1,850m, 폭은 100m였으며, 18홀 코스의 전체 길이는 6,722m에 달했다. 2023년 9월에는 KPGA 코리안투어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을 개최하기도 했으나, 실제 영업 기간은 2024년 3월부터 2025년 8월 31일까지 약 17개월로 짧게 끝났다.
사업을 운영했던 파크카운티는 약 600억 원 규모의 브리지론에 대해 만기 연장 및 본PF 전환에 실패했다. 이후 기한이익상실(EOD) 사태가 발생하며 부지가 공매로 넘겨졌다. 2023년 재무제표 기준 이 회사는 매출 2억 원, 순손실 76억 원을 기록했다. 당시 지역 언론은 약 200억 원의 공사대금이 미지급되어 현장에 유치권 행사 현수막이 걸렸다고 보도했으나, 미지급금의 정확한 규모나 매각대금 배분, 유치권 해소 여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골프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의 불균형
골프장 이용객 지표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전국 골프장 내장객은 4,641만 명으로 전년 대비 약 100만 명(2.1%) 감소했다. 이는 2022년 5,058만 명에서 2023년 4,772만 명, 2024년 4,741만 명으로 이어지는 3년 연속 감소세의 연장선이다. 이번 조사는 휴업 중인 3곳을 제외한 전국 524개 골프장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반면 골프장 공급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2026년 1월 1일 기준 전국 골프장은 546곳으로 집계되었으며, 그중 527곳이 운영 중이다(회원제 152곳, 비회원제 375곳). 건설 중인 곳은 11곳, 미착공 상태는 8곳이다. 이는 2025년 운영 중이던 525곳보다 2곳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홀당 평균 내장객은 4,430명으로 전년보다 127명 줄었으며, 회원제는 4,199명, 비회원제는 4,544명을 기록했다.
일부 대중골프장에서 나타난 반등세는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대중골프장협회의 2026년 상반기 조사 결과 내장객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했으나, 이는 전년의 폭설과 강우 영향에 따른 것이며 2023~2024년 상반기 실적에는 미치지 못했다. 카카오골프예약의 그린피 객단가 역시 전년과 비슷하거나 약 5% 낮은 수준을 보여, 이를 전국적인 수요 회복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신재생에너지와 AI 산업으로의 전환
BS그룹은 이번 부지 인수를 솔라시도 첨단산업 유치 계획과 연계하고 있다. 골프장 부지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논의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나 인허가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한국신용평가가 2026년 3월 3일 공개한 구조화금융 보고서에 따르면, 영암군 삼호읍 난전리 태양광 발전소 개발 사업을 위해 500억 원 규모의 대출 약정이 체결되었다. 이는 선순위 300억 원과 후순위 200억 원으로 구성되며, 실제 실행된 금액은 선순위 300억 원이다. 2026년 3월 4일에 실행된 이 대출의 만기는 2028년 3월 4일이며, 이자는 매월 선급하고 원금은 만기에 일시 상환하는 구조다.
해당 선순위 대출채권을 기반으로 한 유동화증권은 총 25회 차환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차환 실패나 미매각 리스크에 대비해 현대차증권이 특수목적회사(SPC)가 발행하는 사모사채를 최대 300억 원 한도로 인수하기로 약속했으며,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은 A1(sf)이다.
현재 솔라시도 인근에서는 BS그룹이 태양광 발전 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 솔라시도태양광발전은 98.397㎿의 설비용량과 306.27㎿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갖추고 2020년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지분 구조는 BS한양 51%, 한국남부발전 29%,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신산업 관련 펀드가 각각 10%씩 보유하고 있다.
NICE평가정보의 2025년 결산 데이터에 따르면, 솔라시도태양광발전은 매출 441억 8,361만 원, 영업이익 199억 1,963만 원, 순이익 100억 4,056만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45.1%, 순이익률은 22.7%에 달한다. 다만 전년 대비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10.7%, 순이익은 8.6% 감소했으며, 2022년 실적과 비교해도 모든 지표가 하락했다.
반면 솔라시도골프앤빌리지는 2025년 매출 78억 7,289만 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7,717만 원의 영업손실과 46억 2,224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매출액인 114억 6,591만 원과 비교하면 31.3%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2022년 35억 4,968만 원에서 매년 줄어들어 2025년에는 적자로 전환되었으며, 순손실 또한 2023년부터 3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전력 시장의 흐름은 재생에너지 쪽으로 기울고 있다. 전력거래소의 2026년 10월 21일 자료를 보면,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4만 1,040㎿로 석탄화력(4만 757㎿)을 283㎿ 차이로 앞질렀다. 이는 전체 설비용량의 25.4%를 차지하며, LNG(4만 6,78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또한 솔라시도에는 국가 AI컴퓨팅센터 건립도 예정되어 있다. 삼성SDS 컨소시엄은 2026년 8월 3일 착공식을 가졌으며, 2028년까지 GPU 1만 5,000장 규모의 컴퓨팅 자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옛 코스모스링스 부지의 태양광 발전량이 해당 센터에 직접 공급된다는 계약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103만 평 규모의 골프장 부지가 에너지 자산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지, BS그룹의 이번 승부수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