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비용이 삼켜버린 기업의 현금

미국의 핵심 IT 기업들이 매출 성장을 발표하며 실적을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은 오히려 큰 충격을 받으며 우리 증시까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는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입되는 천문학적인 비용 탓에 기업의 가용 현금이 급감하면서, 현재의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AI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면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지속적인 투자와 향후 실적 개선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신중합니다. 일단은 기업들의 과도한 지출을 경계하며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알파벳, 매출 25% 늘었지만 12조 원 적자 전환

유튜브와 클라우드, 검색 엔진을 운영하는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사례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알파벳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71조 원을 기록했으나, 주가는 단 하루 만에 12% 이상 폭락했습니다. 이는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하락폭으로, 시가총액 약 670조 원이 증발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알파벳은 최근 3개월간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보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사용한 자금이 더 많아지면서 12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십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자사 제품군을 통해 AI 투자금을 다시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익 모델의 변화와 클라우드 부문의 손실

그러나 구글의 핵심 수익원인 검색 부문에서 수익성이 악화되었습니다. 사용자가 질문에 대한 답을 즉각적으로 얻는 'AI 모드'의 이용이 늘어나면서, 기존의 광고 클릭률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AI 모드 검색량은 증가했으나 수익화 효율이 떨어진 점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클라우드 사업의 매출은 5년 만에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최근 1년간의 수익에서 투자 비용을 차감하자 오히려 57조 원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1년 전만 해도 20조 원의 흑자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이러한 실적에 실망한 투자자들로 인해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도 6% 넘게 밀려났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현금 감소와 채권 발행

상대적으로 선방한 마이크로소프트는 25조 원의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 역시 전년 대비 4분의 1가량 감소한 규모입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실적 발표 다음 날, 33조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AI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빅테크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