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살해한 '독버섯 요리' 범죄에 내려진 엄중한 판결

호주에서 독버섯이 함유된 음식을 제공해 남편의 가족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고인에게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는 종신형이 내려졌다. 30일 호주 에이비시(ABC)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빅토리아주 항소법원은 이날 열린 선고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52세 여성 에린 패터슨에게 가석방 불가능한 종신형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해 1심 재판부는 패터슨에게 종신형을 선고하면서도 33년이 지나면 가석방을 검토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였으나, 항소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이보다 훨씬 강력한 처벌을 결정했다.

치밀한 계획 범죄에 대한 법원의 강력한 규탄

이번 사건을 담당한 세 명의 판사로 구성된 재판부는 해당 사건을 매우 계획적이고 극도로 냉혹한 범죄라고 규정하며, 사회적으로 가장 강력한 어조를 통해 이를 규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모든 정황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이번 사건의 특성상 가석방 가능 기간을 설정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결론지었다. 특히 피고인이 약 3주라는 기간 동안 살해 의도를 품고 치밀하게 독이 든 음식을 준비했다는 점이 판단의 근거가 되었다. 이로써 패터슨은 호주 사법 역사상 가석방 조건이 배제된 종신형을 선고받은 두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증거로 드러난 버섯 채집 취미와 범행 정황

패터슨은 앞서 1심 재판 당시 배심원단이 검찰 측과 동일한 숙소에 머물렀다는 점을 들어 재판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항소를 진행했으나,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다. 반면 검찰 측은 패터슨의 행위가 살인죄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유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며, 항소법원은 이러한 검찰의 입장을 수용했다. 패터슨이 향후 대법원에 상고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에이비시 방송은 법원이 가석방 권한을 박탈함에 따라 패터슨이 결국 교도소에서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패터슨이 평소 버섯 채집을 취미로 즐겨왔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으며, 독버섯이 자생하는 지역을 방문한 정황이 담긴 기지국 데이터 등도 핵심적인 증거물로 제출되었다. 2023년 발생한 이 사건은 호주 전역에 큰 충격을 주며 다큐멘터리와 도서의 소재가 될 만큼 사회적 파장이 컸다. 당시 패터슨은 7월경 시부모와 남편의 이모 등 세 명을 독버섯이 든 음식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두 자녀의 어머니였던 패터슨은 양육비 문제로 남편과 갈등을 빚던 중이었다. 사건 당일 패터슨은 남편의 가족들을 집으로 불러 '비프 웰링턴' 요리를 대접했는데, 별거 중이던 남편은 식사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식사 후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된 이들 중 세 명은 일주일 만에 사망했고, 남편의 이모부는 생존했다. 경찰은 해당 음식에서 맹독성 버섯인 '데스 캡(death cap mushroom)'이 검출된 것을 확인하고 패터슨을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