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코딩하는 시대, 소프트웨어 패러다임의 전환

오라클의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클레이 마고요크 오라클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오라클 AI 월드 2026' 기조연설을 통해, 현재 오라클이 제작하는 소프트웨어의 상당 부분이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AI)에 의해 작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는 실질적인 수치로도 증명되었다. 고객 지원 요청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기존 3시간 30분에서 16분으로 대폭 단축되었으며, 제품의 기획 단계부터 실제 출시까지 소요되던 기간 역시 9개월 이상에서 단 6주로 줄어들었다. 마고요크 CEO는 AI가 모든 산업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25일부터 나흘간 진행되었으며, 오라클은 AI가 단순히 인간의 보조 도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선포했다. 마이크 시실리아 공동 CEO는 기업이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AI를 통해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오라클은 AI 칩부터 클라우드 인프라, 데이터베이스(DB), 그리고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하나로 통합한 '풀스택'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경쟁사의 기술이라도 우수하다면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개방적 행보를 보였다.

칩부터 DB까지, 경계 허무는 초거대 협력 생태계

행사 이튿날인 26일에는 데이터베이스와 업무용 앱 중심의 발표가 이어졌다. 시실리아 CEO는 사용자가 소프트웨어의 복잡성을 의식하지 않고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명령을 내리면 적절한 AI 에이전트와 연결해 주는 '퓨전 컴패니언'을 선보였다. 또한 복잡한 과업을 수행하는 '퓨전 클로'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라인업을 25종으로 확대했다. 보안 측면에서는 후안 로이자 DB 기술 총괄 부사장이 AI의 과잉 확신을 제어하기 위해 플랫폼의 모든 계층에 통제력을 부여한 '딥 트러스트 AI 아키텍처'를 공개하며 안정성을 강조했다.

특히 27일에는 빅테크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이 구체화되었다. 구글의 독자적인 AI 가속기인 8세대 텐서처리장치(TPU)를 내년부터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구글이 외부 하이퍼스케일러에 자사의 TPU를 제공하는 첫 사례다. 조지 엘리사이오스 구글클라우드 부사장은 고밀도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을 입증한 오라클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강화되어, 최신 AI 시스템인 '베라 루빈'의 고객 인도를 시작했으며 AI 에이전트용 CPU인 '베라'도 도입한다. 이언 벅 엔비디아 부사장은 88개 코어가 독립적으로 최적의 성능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오픈AI가 브로드컴과 협력한 '할라페뇨'를 포함해 다양한 추론 특화 칩들이 OCI에 합류한다. 마헤쉬 티아가라얀 OCI 총괄 사장은 추론 시장의 급성장에 맞춰 OCI가 가장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2027년과 2028년 물량이 이미 매진된 상태임을 밝혔다.

오픈AI·스노우플레이크와 손잡고 '일하는 AI' 구현

오픈AI와의 관계는 인프라를 넘어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챗GPT 내에서 오라클의 데이터와 앱을 활용해 승인된 업무를 완결하는 'AI 워크스페이스', 코덱스로 제작한 앱을 보안 체계 내에서 배포하는 '앱 컴포저', 그리고 보안 취약점을 관리하는 'AI 시큐리티 메시' 등이 공개되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보다 AI 보안 위협을 이해하고 대비하는 데 집중할 것을 권고했으며, 마고요크 CEO는 AI가 기존의 보안 문제를 찾아내고 있는 상황임을 덧붙였다. 오라클은 생체인식과 AI 에이전트용 신원 관리 솔루션도 함께 제시했다.

경쟁 관계였던 스노우플레이크가 OCI의 퍼스트파티 서비스로 입점한 점도 눈에 띈다. 크리스티안 클레이너만 스노우플레이크 수석 부사장은 고객이 오라클 클라우드 약정으로 스노우플레이크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메타의 '뮤즈 원더' 모델이 마켓플레이스에 등장했으며, 퀀티뉴엄의 양자컴퓨터 '헬리오스'도 내년 OCI 가동을 앞두고 있다. 또한 오라클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영상 생성 및 송출 기술인 '미디어 패브릭'을 통해 미디어 시장 진출 계획도 발표했다.

재무 건전성 확보와 AI가 가져올 미래

대규모 발표 이후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하여 오라클의 주가는 3.5% 상승했다. 다만 구글 TPU 도입 시점이나 오픈AI 관련 서비스의 실제 출시일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성과 증명이 과제로 남았다. 막대한 투자 비용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지만, 오라클은 2030 회계연도까지 신규 자본 조달을 200억 달러로 제한하고 2028 회계연도 하반기부터 잉여현금흐름을 흑자로 전환하겠다고 밝혀 주가가 10% 이상 급등했다. 래리 엘리슨 회장은 온라인을 통해 AI가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으며, 향arian 암 치료 등 인류에게 위대한 선물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