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전방위적 바이오시밀러 육성책

정부가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 및 수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환자들에게 바이오시밀러 처방 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올해 들어 정부는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처방 비중을 높이고 수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들을 연이어 발표해 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바이오시밀러 개발 과정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식약처는 기존에 바이오시밀러와 대조약을 동시에 분석해야 했던 원칙을 개정하여, 정밀 분석법을 적용할 경우 이미 확보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분석 데이터를 품질 비교 평가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수정했다. 또한 냉동 상태의 대조약 사용을 허용하고, 품질이나 비임상, 약동학적 동등성이 입증될 경우 임상 3상 자료 제출을 면제해주었으며, 바이오시밀러를 신속심사 대상에 포함하는 조치도 올해 잇따라 시행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지난 3월 약가유연계약제(이중약가제) 대상에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정부가 공표하는 약가와 건강보험공단 및 제약사가 합의하는 실제 보험 적용 가격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게 함으로써,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해외 바이어와 공급가를 협상할 때 지나치게 낮은 가격이 기준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선진국 대비 낮은 국내 처방 비중과 과제

의약품 비용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마케츠앤드마케츠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지난해 350억 달러 규모에서 2035년 723억 달러까지 성장하며 연평균 7.5%의 확대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바이오시밀러 도입을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가 절감한 건강보험 약품비가 약 5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바이오시밀러의 사용 비중은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아이큐비아의 자료를 보면, 오리지널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를 합산한 시장 내 국내 바이오시밀러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3.1%에 머물렀다. 이는 뉴질랜드의 83.6%나 영국의 80.1%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바이오, 혁신에 속도를 더하다' 민관 합동 토론회에서 의약품 가격 안정을 위해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확대할 것을 주문하며, 약효가 동일함에도 의료진이 오리지널 의약품만을 고집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인센티브 제도의 실효성 논란

정부는 오는 12월까지 바이오시밀러를 처방받는 환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실제 처방권을 가진 의사들에 대한 유인책이 미비해 정책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처방 의사에게 직접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요구해 왔으나 아직 도입되지 않은 상태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과거 저가 구매를 한 병원에 건강보험공단이 절감액 일부를 보상하던 '저가구매 인센티브 제도'가 부작용으로 폐지되었던 사례를 언급했다. 대형 병원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낙찰을 받고, 제약사가 다른 경로로 손실을 보전하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 원장은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한 의사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 또한 유사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정부가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바이오기업 임원 역시 환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은 의사에게 특정 약을 처방해달라고 요구하게 만드는 구조가 아니기에 처방 확대를 이끌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