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궁 외출 사실 시인한 한학자 총재
지병 치료를 목적으로 보석 허가를 받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법정에서 교단의 성전인 경기도 가평 천정궁을 방문했음을 시인했다. 다만 한 총재 측은 병원에서 숙박을 유지했으므로 보석 허가 조건을 어긴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재판부는 한 총재의 행위가 보석 조건 위반에 해당하는지 면밀히 검토한 뒤, 보석을 취소할지 혹은 규제를 더욱 강화할지를 조만간 확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천정궁은 구속 전 한 총재가 거주하던 장소다.
보석 조건 위반 여부 두고 팽팽한 공방
서울고법 형사 13부(재판장 김무신)는 2일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항소심을 진행한 뒤 보석 취소 여부를 심문했다. 이 과정에서 한 총재는 직접 발언권을 얻어 타인의 도움 없이는 거동조차 힘든 자신의 상태를 설명했다. 그는 평생을 보낸 주거지에서 남은 생을 치료받으며 머물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법원은 지난달 19일 한 총재의 보석을 승인하며 거주지를 병원으로 한정하고, 의료진과 변호인, 보조인을 제외한 모든 관계자와의 접촉을 엄격히 금지한 상태였다.
재판부, 보석 취소 및 조건 변경 검토
재판부가 보석 기간 중 천정궁 방문 여부를 묻자, 한 총재 측은 외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들은 낮 시간 동안 잠시 주거지를 방문했을 뿐 병원 밖에서 잠을 자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숙박은 병원에서 이루어졌기에 천정궁 방문은 단순 외출에 불과하며, 따라서 보석 조건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논리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변호인이 당초 원했던 주거지로의 외출이 가능하다고 해석한 점에 대해 당혹감을 표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을 모두 검토하여 보석 취소 혹은 조건의 엄격한 변경 여부를 곧 결정할 방침이다.
정치자금법 위반 및 청탁 혐의의 핵심
한 총재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등과 함께 2022년 1월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현금 1억원을 전달하고, 여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쪼개기 후원'을 실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 가방과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건네며 교단의 현안을 해결하려 청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8월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주요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여 한 총재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