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현금 흐름에 흔들리는 반도체 시장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반도체 관련 주식의 변동성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장열 유니스토리자산운용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진행된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와의 인터뷰를 통해, AI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려면 향후 반도체 기업들의 실제 실적 성과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는 실적 발표가 시장의 부정적 전망을 뒤집을 수 있는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최근 발표된 기업들의 실적과 주주환원 정책은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시장 컨센서스인 77조원을 상회하는 83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기존 정책을 포함해 총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약속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내놓지 않아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샀으며, 이는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지속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더해지며 지난달 30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는 동반 하락세를 기록했다.

클라우드 기업의 FCF 악화가 불러온 불안감

시장의 불안은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재무 상태에서 기인한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빅테크 3사는 전반적인 실적은 양호했으나 잉여현금흐름(FCF) 측면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알파벳과 아마존은 3분기 FCF가 예상보다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FCF 플러스 상태를 유지했으나, 9년 만에 25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자금 조달에 나섰다. 시장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AI 투자를 위한 자금 흐름이 지속 가능할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AI 캐즘 우려와 향후 전망

AI 수요가 일시적인 정체기인 '캐즘(Chasm)'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S&P500 상위 기업 외에 일반 기업들이 AI를 통한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AI 기술이 널리 확산되어 실질적인 효용을 증명하기 전까지는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논리다. 결국 반도체 기업들이 현재의 실적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앤트로픽과 같은 AI 모델 개발사들의 수요가 얼마나 강력한지 증명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노이즈와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