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핵심 사업 재가동과 건전재정 기조 유지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 규모를 올해보다 8.3% 증액한 55조 7,445억 원으로 확정해 편성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9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설명회를 통해, 오는 30일 서울시의회에 이 같은 예산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예산은 지난달 시의회 심사에서 전액 삭감되었던 '청년 인공지능(AI) 성장권' 사업을 다시 추진하는 등 오 시장의 민선 9기 역점 과제들을 적극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회계 간 중복분을 제외한 서울시의 순계예산은 50조 1,906억 원으로 전년 대비 8.9% 늘어났다. 정책사업비 역시 교육청과 자치구 지원금, 행정 운영 경비 등을 제외하고 31조 5,752억 원을 기록하며 9.0%의 증가율을 보였다. 정부의 결혼 및 양육 지원 확대 정책에 따라 시가 부담해야 할 국고보조사업 비용이 1조 1,700억 원가량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내년 말 채무 잔액은 올해와 유사한 11조 5,690억 원 수준으로 관리하며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채무 관리가 매우 까다로운 상황임을 언급하며, 이를 자신의 정치적·행정적 원칙과 결부시켰다. 그는 복지 재정과 경직성 경비가 정부 재정 매칭과 맞물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병행하기 위해 시의 의지를 담아 예산을 알뜰하게 편성했다고 강조했다.

청년 AI 교육 및 주거 안정망 강화

이번 예산안의 핵심 축 중 하나는 '청년 AI 성장권' 사업이다. 서울시는 총 266억 원을 투입해 50만 명의 청년에게 생성형 AI 이용권과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AI 역량 차이가 취업난이나 소득 격차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앞서 시의회에서 56억 2,500만 원의 예산이 삭감된 바 있으나, 시는 전문가와 청년들의 조사를 통해 사업의 당위성을 재확인하고 계획을 보완했다.

구체적으로는 청년취업사관학교에 460억 원을 배정해 4,500명의 AI 전문 인력을 키워내고, '서울영커리언스'를 통한 일 경험 지원에도 223억 원을 사용한다. 주거 지원 대책도 대폭 강화된다. 총 1조 1,228억 원을 들여 매입형 2만 736호, 임차형 3,100호, 건설형 3,364호 등 총 2만 7,200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 대학생용 '서울형 새싹원룸' 500호를 새롭게 만들고, 신혼부부와 청년을 위한 안심주택 3,027호를 매입하며, 모아타운 등 민간 정비사업의 속도도 높인다.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월세 지원 대상은 올해 2만 3,000명에서 내년 3만 2,000명으로 9,000명 확대된다. 1,262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무주택 청년에게 월 최대 20만 원을 지급하며, 임차보증금 대출이자 지원을 위해서도 758억 원이 편성되었다.

약자와의 동행 및 도시 활력 제고

오 시장의 주요 가치인 '약자와의 동행' 관련 예산은 17조 6,8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1% 증가한 2조 533억 원 규모다. 생계·의료·교육 급여에 4조 8,054억 원을 쓰고, 장애인과 어르신 등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일자리 지원에 7,806억 원을 배정했다. 특히 은퇴 중장년 1만 명의 노후를 돕는 '서울형 낀세대 연금'에 13억 원을 새로 편성했으며, 결혼·출산·양육 지원에도 1,434억 원을 투입한다. 소상공인을 위한 3조 원 규모의 융자와 2,000억 원 규모의 서울 광역사랑상품권 발행도 계획되어 있다.

도시의 야간 활력을 높이기 위한 '24시간 활력경제' 투자도 눈에 띈다. '달빛야장' 10곳을 추가로 만드는 데 105억 원을 쓰고, 한강 야간경관 개선과 DDP 라이트쇼에 각각 100억 원과 56억 원을 각각 투입한다. 시민 건강을 위한 '손목닥터9988' 사업에는 589억 원을 들여 관리 범위를 치매와 금연 등으로 넓힌다.

안전과 교통 분야에서는 강남역과 광화문 등지의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구축에 2,362억 원을 사용해 침수를 막고, 기후동행패스 운영에 7,478억 원을 편성해 교통비 부담을 줄인다. 아울러 도심 공원과 문화 시설 건립에도 예산이 배정되었다. 이번 예산안은 12월 23일까지 열리는 서울시의회 제340회 정례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며, 야당이 다수인 시의회와의 예산 협의 과정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