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지원 부족한 소방 재정, 지자체에 남겨진 무거운 짐

지자체의 소방 재정 부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소방 예산의 상당 부분이 지방 재정으로 충당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빨대’ 발언 이후 불거진 소방 재정 분담 이슈와 관련하여, 오 시장은 소방 재원을 지자체 차원에서 모두 감당하기에는 매우 버거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오 시장은 29일 서울시청에서 2027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공개한 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구체적인 통계 수치를 제시했다. 그는 서울시가 검토한 결과 약 1조 원 규모의 소방 예산이 지방 예산으로 편성되어 있으나, 실제 국비 지원 비율은 3~4%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 공무원 국가직 전환에도 여전한 예산 부담

오 시장은 소방 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점을 언급하며, 원칙적으로는 정부가 예산을 책임져야 함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재원 부담은 여전히 지자체에 전가되어 있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라며, 매번 예산을 편성할 때마다 소방 예산이 큰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 시장은 국민이 납부한 세금으로 소방 예산을 집행하는 만큼, 이를 서울시가 짊어져야 할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정부를 상대로 국비 지원을 확대해달라는 요청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으며, 향후 소방 인건비에 대한 국비 지원이 늘어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재원 확보 시 소방 시설 현대화 및 화재 안전 강화

정부의 지원이 확대되어 시비 부담이 줄어들 경우, 서울시는 이를 소방 안전 인프라 확충에 적극적으로 투입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확보된 재원을 활용해 임대주택 내 스프링클러 설치를 지원하거나, 노후한 소방 장비를 현대화하는 등 화재 예방 및 장비 업그레이드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2027년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 규모인 55조 7,445억 원으로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는 올해 본예산인 51조 4,778억 원보다 8.3%인 4조 2,267억 원이 증가한 수치다. 서울시는 해당 예산을 통해 '약자와의 동행' 가치를 실현하며, 공공임대주택 확보와 청년·신혼부부 및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 지원에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