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침체 속 삼성전자의 독보적 점유율
부품 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신흥 시장의 수요 위축으로 인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심각한 침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자리를 끝까지 지켜냈다. 시장 전체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나 급감하는 위기 상황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시장 평균치를 밑도는 감소 폭을 기록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 5470만 대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20% 줄어든 수치다. 이러한 하락세는 2013년 이후 3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낸다.
삼성과 애플의 치열한 선두 다툼과 샤오미의 부진
삼성전자는 이번 3분기 동안 5780만 대의 제품을 출하하며 글로벌 1위 지위를 공고히 했다.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은 5% 감소했으나, 전체 시장의 하락 폭보다는 훨씬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으며 시장 점유율은 약 22.7%를 확보했다. 특히 메모리 공급 부족과 부품비 상승으로 안드로이드 경쟁사들이 고전할 때, 보급형과 중가형 라인업인 갤럭시 A 시리즈가 판매를 견인하며 점유율 확대에 기여했다. 또한 프리미엄 모델인 Z 폴드 시리즈 역시 기기 변경 프로그램과 보상 판매 정책에 힘입어 삼성의 입지를 강화했다.
2위를 기록한 애플은 5650만 대를 출하하며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했다. 애플의 출하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점유율은 약 22.2%로 집계되어 삼성과의 격차는 단 130만 대에 그쳤다. 아이폰 17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와 더불어, 가격 인상에 대비한 유통 채널의 선제적인 재고 확보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중국과 북미 시장의 탄탄한 수요가 신흥 시장의 부진을 상쇄한 결과다. 반면 3위인 샤오미는 3070만 대를 출하했으나,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각각 20%와 28%씩 출하량이 급락하며 전년 대비 29%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흥 시장의 위기와 제조사들의 생존 전략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위기는 특히 신흥 국가들에서 더욱 뼈아프게 나타나고 있다. 옴디아의 산얌 차우라시아 수석 애널리스트는 과거 성장을 주도했던 신흥 시장이 현재 가격 상승 압박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프리카 시장의 경우 출하량이 전년 대비 39%나 빠지며 가장 극심한 하락을 보였고, 중동과 중남미, 아시아태평양 지역(중화권 제외)에서도 20% 이상의 감소세가 관측되었다.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부담, 통화 가치 하락은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약화시켜 기기 교체 주기를 늘리고 있으며, 수요가 중고 제품이나 리퍼비시 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초래했다. 일부 저소득 지역에서는 아예 스마트폰 대신 피처폰을 선택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반면 북미 시장은 프리미엄 중심의 수요와 통신사의 할부 금융 및 보상 판매 정책 덕분에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이러한 부품 공급 제약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사들의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보급형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수익성이 보장되는 핵심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품 종류를 줄이거나 저장 용량 사양을 조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옴디아는 올해 전체 출하량이 전년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앰버 리우 옴디아 총괄 책임자는 부품 원가 상승과 더불어 신제품과 기존 재고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재고 리스크를 언급하며, 대형 유통사와 달리 개별 소매업체들은 마진 감소와 재고 회전 저하로 인해 구조조정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