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함 사라진 올림픽공원, 흩어지는 시위대
6·3 지방선거 이후 148일 만에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보관됐던 서울 송파 지역 투표지 약 247만 장이 선거관리위원회 특검에 의해 29일 새벽 모두 반출됐다. 이에 따라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오던 참가자들은 투표함이 사라진 현장에서 천막을 철거하며 향후 행보를 두고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경기장 1-2 게이트 인근에서 만난 A씨는 4개월간 머물던 천막 상단을 해체하며 투표함이 없으니 정리를 해야겠다고 말하면서도, 구호 제창은 멈추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투표함을 모두 빼앗긴 상황에서 이곳을 지키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특검 사무실이나 대법원으로 이동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교대역·과천 등 이동지 물망 속 분산되는 움직임
개표소 봉쇄 시위가 시작된 지 146일 만에 투표지가 빠져나가자 이른바 '올공 시위'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허탈감과 함께 이동에 대한 논의가 분출됐다. 넉 달 동안 이곳에서 숙식을 이어온 B씨는 이날 새벽 6시경 투표함을 지키려 했으나 경찰에 의해 강제로 반출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울먹였다. 공원 측이 다음 달 5일까지 텐트와 천막을 철거하고 철수할 것을 요청하는 현수막을 내건 가운데, 시위대 내부에서는 이동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김모(71)씨는 서초구 소재 선관위특검 사무실이나 과천에 위치한 중앙선관위로 옮겨갈 가능성을 언급했고, 또 다른 참가자 김모(65)씨 역시 시위가 분산되더라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대역 이동과 경찰 병력 감소
실제로 일부 참가자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활용해 특검 사무실과 인접한 교대역 7번 출구 정보를 공유하며 이동 경로를 논의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날 오후 2시경 교대역 인근으로 거처를 옮겨 시위를 지속했다. 투표함 반출 여파로 시위 인원은 오히려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오전 9시 30분경 1-3 게이트 앞에 모였던 40여 명의 참가자는 오후 2시 30분을 기점으로 100여 명까지 증가했으며,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재선거를 요구했다. 반면 현장을 지키는 경찰력은 급감했다. 오전 투표지 반출 당시 2,00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됐던 것과 달리, 오후 3시 기준 1-2 게이트 앞에는 14명의 경찰관이 바리케이드를 세운 채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13시간 만에 종료된 특검 현장 검증
선관위특검은 이날 약 13시간에 걸친 투표지 약 247만 장에 대한 현장 검증 작업을 마무리했다. 선관위가 가져간 400여 개의 투표지 상자 외에도, '이상 투표지'로 분류된 13개 상자 중 일부는 정밀 분석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이송됐다. 특검 측은 현장 검증을 끝내며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상당수의 투표지를 선별해냈으며, 향후 이에 대한 정밀 감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