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전망 전무한 수도권 부동산 시장
정부와 LH 수장이 연말 주택 시장의 안정과 급락 가능성을 연이어 언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도권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향후 6개월 동안 서울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10명 전원에게서 나왔다. 이는 공급 부족 현상과 전월세 가격 상승 압력이 매수 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는 분석에 기인한다. 다만 거래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 전문가는 없었으며, 강남권 고가 주택이 조정을 받더라도 서울 외곽과 경기 지역의 중저가 주택이 상승하며 지역별·가격대별로 상이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향 전망을 근거로 연말 시장 안정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역시 지난달 12일 국정감사를 통해 공급 확대와 금리 인상 요인을 들어 집값이 급락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2일 조선비즈가 부동산 전문가 10인을 조사한 결과, 7명은 연말 수도권 집값 하락론이 타당하지 않다고 응답했으며, 나머지 3명 또한 하락하더라도 그 폭이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급 불균형과 전월세 불안이 떠받치는 가격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현재 주택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전월세 상승 압력이 가중되고 있으며, 유동성 환경 역시 뚜렷한 긴축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강남 3구와 같은 특정 지역에서 국지적인 하락 조정이 나타날 수는 있으나, 수도권 전체의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 역시 금리와 대출 규제가 상승 속도를 제어할 수는 있어도 수급의 근본적인 방향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보았다. 특히 신 교수는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을 앞둔 절세용 매물이 내년 2월에서 4월 사이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며 연말 하락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추세적 하락에 선을 그은 전문가들도 존재한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수도권에 일자리, 교육, 의료 등 핵심 인프라가 밀집해 있는 한 주택 수요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일부 지역의 하락이 수도권 전반의 하락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교육·정보센터 소장은 지역 간 가격 격차가 줄어드는 이른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매매 시장의 핵심 변수로 전월세 가격 변화를 꼽는 의견이 많았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전월세 매물 감소로 인해 임차인들이 매매로 전환하고 있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당분간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고,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또한 전월세난이 심화될 경우 주거 안정을 위한 매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 차별화 장세와 공급 효과의 시점
향후 6개월간 서울 집값에 대해 9명은 1% 이상 5% 미만의 상승을, 1명은 5% 이상의 상승을 예상했다. 경기도의 경우 7명이 1%~5% 상승을, 3명은 5% 이상의 상승을 전망하며 경기도 내에서도 동남권 위주의 차별화 장세와 전반적 상승세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서울에서 고가 주택의 하락세와 중저가 주택의 상승세가 공존하며 가격대별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남권 조정 기간에 대해서는 4명이 일시적 변동으로, 3명이 3~6개월, 2명이 6개월~1년, 1명이 1년 이상으로 나누어 답변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권의 희소성과 실수요를 고려해 단기 조정과 중장기 경쟁력을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으며,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서울 중하위 지역의 강세가 이어진다면 강남 3구의 조정은 이벤트성 장세에 그칠 수 있다고 보았다.
집값 상승 전망에도 불구하고 거래량 회복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올해 말부터 내년 초 거래량에 대해 6명은 현 수준 유지를, 4명은 감소 및 관망세 심화를 예상했다. 공급 확대의 실질적인 효과는 2029년에서 2030년 사이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교수는 착공부터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할 때 2027~2028년까지는 서울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공급 공백이 이어지며, 시장 안정 효과가 체감되는 시점은 빨라야 2030년 무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 투자 매력에 대해서는 6명이 실수요 목적의 1주택 보유가 유효하다고 답했으며, 4명은 매우 유망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