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돌봄의 핵심, 에이지테크의 등장
대한민국이 2024년 말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가운데, 올해는 국가적 차원의 돌봄 기술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조성되는 '돌봄기술 원년'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균 수명과 건강 수명 사이의 간극이 10년 이상 벌어져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28일 열린 'AX 에이지테크 포럼 2026'에서는 초고령사회의 다각적인 난제를 풀 열쇠로 '에이지테크(AgeTech)'가 심도 있게 다뤄졌다. 이날 포럼은 서울 중구 신라호텔 토파즈홀에서 '에이지테크, 돌봄을 넘어 웰니스·뷰티·문화 산업으로'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패널들은 'AI가 돌봄 업무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첫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김영선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노인학과 교수는 에이지테크가 고령자의 자립성을 강화하고 돌봄 인력의 업무 부하를 줄여주는 통합 생태계로 변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시니어가 지역사회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니어 자립생활 기술(AIP Tech)'과 돌봄 종사자의 신체적 고통을 완화하는 '케어테크(CareTech)', 그리고 기술 활용 능력을 높이는 '에이지테크 리터러시'를 핵심 축으로 꼽았다. 또한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해 '케어기기'로의 용어 현대화, 공적 급여의 적용 범위 확대, 돌봄 인력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보호 정책 수립, 그리고 AI의 연령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뷰티 산업의 진화와 정서적 돌봄의 사각지대
산업과 문화의 영역에서도 혁신적인 변화가 관측되고 있다. 모상현 바이오에프디엔씨 대표는 K-뷰티의 패러다임이 노화를 방어하거나 늦추는 기존의 안티에이징 및 슬로우 에이징 단계를 넘어, 세포 차원에서 피부 나이를 되돌리는 '리버스 에이징'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술은 고령층의 자아실현과 삶의 질을 높이는 고부가가치 뷰티 솔루션으로서 그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반면 기술 발전의 불균형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제기되었다. 김윤경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의 기술 지원이 주로 신체적인 돌봄에만 편중되어 있어, 고령층이 겪는 외로움과 우울감을 해소할 정서적·문화적 영역은 여전히 공백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위원은 초개인화된 웰에이징 구현을 위한 6대 정책 과제로 고령자 특화 R&D 구축, AI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의료·사회적 처방과 연결하는 문화 처방 제도화, 그리고 기억 데이터에 관한 윤리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제안했다.
인공지능 전환(AX)의 본질: 사람 중심의 기술
마지막으로 돌봄 현장의 인공지능 전환(AX)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제언이 이어졌다. 정한나 신한라이프케어 운영전략본부장은 AX의 핵심 목적이 인력 감축이 아니라 노동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정 본부장은 기술이 단순한 확인 작업이나 반복적인 기록 업무를 수행하고, 사람은 관찰과 판단, 그리고 인간적인 교감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휴먼 테크놀로지'가 에이지테크가 지향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