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당시 행적 규명 위해 국정조사 추진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대상으로 한 국정조사를 통해 지난 12·3 불법계엄 당시의 동조 의혹을 재차 규명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이미 특검 단계에서 두 차례나 불기소 결정이 내려졌던 사안인 만큼, 새로운 증거를 찾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당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일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12·3 불법계엄 상황 속에서 조 대법원장이 보인 행적에 불분명한 지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정조사를 통해 그날의 실체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존 특검이 두 차례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비한 점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국정조사가 국회가 수행하는 보완적 절차로서 기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의 무혐의 처분과 수사 범위 논란

조 대법원장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긴급 심야 간부회의를 소집했음에도 대법원 차원의 공식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란 주요 임무 종사 혐의에 대해 고발당한 상태다. 그러나 내란특검은 지난해 12월, 조 대법원장이 계엄의 위헌성을 인지하고 계엄사령부에 연락관 파견을 하지 말라고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혐의없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후 출범한 2차 종합특검 역시 시민단체의 고발 건에 대해 재조사할 만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각하 처분을 내렸다.

민주당의 한 원내 핵심 관계자는 내란특검과 종합특검의 결과가 무혐의와 각하로 결론 났으나, 정작 소환 조사나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단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두 특검의 수사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했기 때문에 해당 의혹을 심도 있게 다루지 못했다는 공감대가 당 내부에 형성되어 있다고 전했다.

당내 회의론과 향후 국정조사 일정

당 내부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된 공직선거법 사건의 파기환송이나 대법관 재제청 문제에 집중할 경우 자칫 대통령을 옹호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현실적으로 12·3 내란 의혹에 초점을 맞추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중진 의원은 여야 합의로 증인이 채택되지 않는다면 조 대법원장의 출석이 어려울 것이라며, 국정조사가 실효성 있게 운영될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번 사안이 '조희대 프레임'에 갇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오는 5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할 예정이며, 이어 12일 또는 19일 본회의를 통해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국정조사 범위에는 조 대법원장의 계엄 당시 행적뿐만 아니라, 지난 5월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건과 업무추진비 및 격려금의 부정 지급 의혹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