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시절부터 시작되는 정예 사이버 요원 양성 체계

인터넷 접근이 엄격히 통제되는 북한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를 해킹한 배후로 지목되며 충격을 주고 있다. 3일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해킹 역량의 근간에는 수학과 과학 분야의 영재를 조기에 발굴해 국가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는 체계적인 인재 양성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번 사건의 배후 조직으로 북한의 해킹 집단인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지목했다. 블록체인 분석 전문 기업인 엘립틱은 이번 탈취 규모를 64억 3000만 달러(한화 약 8조 6207억 원)로 산출했으며, 이는 가상자산을 넘어선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절도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사이버보안 기업 스텔스모어의 최상명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북한이 10대 시절부터 수학적 재능이 뛰어난 학생들을 선발해 해킹 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선발된 인원들은 3~5년 동안 고도의 기술과 사이버전 훈련을 거치며, 성적이 우수한 이들은 대학의 전문 과정으로 진학하게 된다.

6년간 1660시간의 컴퓨터 교육과 군사 전문 과정

미국 보안업체 DTEX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초등학교 단계부터 인재 선발을 시작한다. 선발된 학생들은 명문 학교와 대학으로 이어지는 엘리트 교육 경로를 밟게 되며, 이 과정에서 본인과 가족에게는 평양 이주권 및 추가 배급과 같은 파격적인 혜1택이 제공된다.

특히 금성제1중학교 학생들의 경우 6년이라는 기간 동안 총 1660시간에 달하는 컴퓨터 교육을 이수한다. 이들은 프로그래밍 언어와 운영체제, 네트워크 기술은 물론 인공지능(AI) 분야까지 학습한 뒤 대학의 컴퓨터 전공으로 진학해 전문성을 완성한다. 또한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올해 보고서는 평양 모란봉대학의 5년 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해당 과정은 초기 2년간 군사 분야를 학습한 뒤, 나머지 3년 동안은 컴퓨터 언어와 암호 해독, 통신 감청, 해킹 기술을 습득하는 구조다. 이렇게 배출된 졸업생들은 정찰총국이나 정보 수집 조직에 배치되어 왔다.

물론 모든 학생이 해커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프로그래머, 정보 수집 요원, 사이버 공격 전문 요원, 혹은 해외 IT 인력 등 다양한 경로로 진로가 결정된다. DTEX는 어린 시절 같은 교육 과정을 거치며 형성된 인적 네트워크가 정보와 작업 기반을 공유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이들이 체계적인 훈련을 거쳐 정권의 외화벌이 수단으로 투입되며, 자국 내 처벌 우려 없이 해외 기관을 공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추산에 따르면 기술 지원 인력을 포함한 사이버전 관련 인력은 약 8400명에 달한다.

금융망을 공략하는 '예술가'급 해킹 조직의 전략

금융 탈취에 특화된 정예 조직인 '트레이더트레이터'는 기존 금융 공격 조직인 'APT38' 출신의 숙련된 요원들이 포함된 최고 수준의 집단으로 평가받는다. DTEX의 마이클 반하트 연구원은 로이터를 통해 이들이 금융망을 주 타겟으로 삼는다고 분석했다.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의 2023년 10월 보고서에 따르면, 이 조직은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가상자산 탈취를 목적으로 한 북한 정찰총국의 전문 조직 구성 과정에서 탄생했다.

이들의 수법은 매우 정교하다. 채용 담당자나 사업 파트너로 위장해 가상자산 기업의 IT 인력이나 개발자에게 접근한 뒤, 신뢰를 쌓아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유도한다. 영국 보안업체 소포스의 레이프 필링 선임디렉터는 이들이 기업의 송금 승인 방식을 파악하는 데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