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국정감사 현장에서는 정책의 빈틈을 날카롭게 찌르는 발언부터 격렬한 설전 속에서도 분위기를 반전시킨 재치 있는 말들까지 다양한 ‘어록’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쟁의 긴장감과 정책 검증의 무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국감장을 빛낸 인상적인 순간들이 기록되었다.
책임 주체 없는 정책 결정에 대한 날 선 질타
지난달 22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단일종목레버리지ETF(상장지수펀드) 사태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뜨거웠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은 상품 도입 과정에서 의사결정을 내린 주체와 그에 따른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허깨비가 결정하고 유령이 책임지라는 것이냐”는 표현으로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당국자들의 명확한 책임 규명을 강력히 요구했다.
AI 제미나이 등장과 국정감사의 본질
같은 날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인공지능(AI)인 ‘제미나이’가 화두로 떠올랐다.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 여부를 논하던 중,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대통령이 제미나이에게 답변을 구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본인도 직접 물어봤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제미나이가 ‘정례적인 배석은 부적절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자신도 제미나이에 질문해 보았으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공존하는 답변을 받았다고 맞받아쳤다.
국정감사의 본래 목적을 강조하는 비유도 등장했다. 조승래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은 지난달 6일, 국정감사를 단순한 망신 주기용 자리가 아닌 ‘국정의 이상 징후를 포착해 치료법을 모색하는 건강검진’에 비유했다. 이는 국감이 단순한 비판에 머물지 않고, 후속 입법을 포함한 실질적인 개선책을 도출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증인들의 재치 있는 답변과 격려의 순간
피감기관장과 증인들의 솔직하고도 센스 있는 대응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7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한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패노메논 행사 관련 질문에 응했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직을 통한 사적 이익 취득 여부를 묻자, 박 위원장은 “상표권은 제가 소유하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하다”라고 답하며 “개인적으로 돈은 꽤 많이 썼다”는 답변으로 상황을 넘겼다.
한편, 지난달 22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감사에서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향한 의원들의 격려가 이어졌다. 지친 기색이 역력해 보이는 장관을 향해 의원들이 힘을 내라고 응원하자, 김 장관은 “의원님들의 예리한 지적 덕분에 힘이 난다”며 미소로 화답했다. 이러한 재치 있는 공방은 긴장된 국감장 분위기를 잠시나마 완화하며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