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성장확산 예산'으로 명명하며, 821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경제 성장세를 가속화하고 그 결실을 국민 전체로 확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번 예산안은 단순한 경기 회복을 넘어 국가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그 온기가 국민의 삶 곳곳에 스며들게 하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담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성장의 성과를 뒷받침할 핵심 재정 수단으로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제시하며 국회의 전폭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모두의 성장'을 위한 새로운 경제 공식 제시
이 대통령은 이번 예산안이 대한민국을 선도국가로 도약시키기 위한 '미래선점 예산'이자, 국가의 성장을 국민 개개인의 성장으로 연결하는 '성장확산 예산'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시정연설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청와대 측은 이번 예산이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경제 역량을 강화하고, 소득 증대와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청년 세대와 지방 자치단체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도 포함되었다.
이 대통령은 두 차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및 확장적 재정 정책 덕분에 경기가 'V자형' 회복 궤도에 올랐다고 진단했다. 이제는 경제 전반의 성장세를 유지하면서도, 그 성과를 민생 회복과 사회적 격차 해소로 연결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주거, 일자리, 서민금융을 '3대 핵심 사회정책'으로 설정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조치다. 이 대통령은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하는 'K자형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성장이냐 분배냐를 따지는 낡은 이분법적 논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정 계층이나 기업에만 성과가 쏠리는 '소수의 성장'이 아닌, 모든 지역과 국민이 혜택을 누리는 '모두의 성장'으로의 대전환을 강조하며, 국민의 절박한 삶의 질 개선 요구에 답하겠다고 약속했다.
162조원 미래대응기금과 민생 지원책
정부의 핵심 재정 전략은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조성에 있다. 반도체 산업 호황 등으로 발생한 추가 세수를 일회성 지출로 소진하지 않고, 장기적인 생산적 투자와 향후 세수 감소에 대비한 재정 안전판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이 기금을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재정 안정 장치로 규정하고, 청년과 미래 성장 동력, 지방, 교육 및 인재라는 4대 핵심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생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예산 과제들도 대거 포함되었다. 사회보장급여 체계를 기존 신청주의에서 자동주의로 전환하고, 복지 기준인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 폭인 6.7% 인상한다. 또한 저소득층 어르신을 위한 기초연금을 월 최대 3만원 추가 지원하며, 노인 일자리 3만 개를 신규 창출한다. 소상공인의 장기 연체 채무 조정을 위해 5000억원을 투입하는 한편, 25조6000억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과 청년 예산 53.5% 증액, 지방 주도 성장을 위한 33조원 투자 등도 추진된다.
R&D 및 미래 성장 엔진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투자도 대폭 확대된다.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인공지능(AI) 분야에는 올해보다 2배 늘어난 21조3000억원이 투입되며, 연구개발(R&D) 예산은 역대 최대 수준인 39조5000억원으로 편성되었다. 이와 함께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첨단 공급망 등 7개 분야를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키우는 '7대 시드(SEED) 프로젝트'도 병행한다. 이 대통령은 27분간 진행된 연설 동안 '성장'을 36번, '지원'을 24번 언급하며 경제 활력과 민생 지원의 균형을 강조했다. 그는 실행력과 속도가 핵심임을 언급하며,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 법안들이 12월 2일 법정 기한 내에 확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력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