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오랜 원칙 깨뜨린 터치스크린 맥북 프로

애플이 창업자 스티브 잡스 시절부터 고수해 온 '노트북 터치스크린 불가'라는 철칙을 깨고, 사상 처음으로 터치 기능이 구현된 노트북 라인업을 선보였다. 그간 터치 방식의 노트북 시장 진입을 거부해 온 애플이 마침내 기존의 핵심 원칙을 철회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터치스크린 맥북 프로를 공식 공개했다. 터너스 CEO는 발표를 통해 디스플레이의 밝기와 선명도, 그리고 뛰어난 명암비를 주요 특징으로 내세웠으며, 제품 후면에서 빛을 발하는 사과 로고의 부활도 예고했다. 그는 맥 시리즈가 많은 이들이 애플을 선택하게 만든 근본적인 이유임을 언급하며, 현재의 맥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상태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모델별 사양과 출시 일정 및 가격 정보

새롭게 등장한 맥북 프로는 행사 당일부터 사전 주문 접수를 시작하며, 오는 다음 달 6일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제품의 가격대는 사양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데, M5 프로 칩이 장착된 14인치형 모델은 2899달러부터 시작한다. 반면 M5 맥스 칩을 탑재한 최상위 16인치 모델의 시작가는 4799달러로 책정되었다. 특히 16인치 모델의 경우 무게를 기존 대비 약 318g 줄여 휴대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기술적 거부에서 시장 현실 수용으로의 전환

그동안 애플은 노트북의 터치스크린 도입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2010년 스티브 잡스는 노트북 터치스크린이 인체공학적으로 끔찍하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으며, 2012년에는 팀 쿡 전 CEO가 이를 토스터와 냉장고를 결합한 기기에 비유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터너스 CEO 역시 취임 전에는 아이패드가 이미 애플의 터치스크린 기능을 수행하는 컴퓨터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윈도우 기반 노트북 시장에서 터치스크린이 10년 넘게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아이폰 출시 20주년을 앞두고 터치 인터페이스에 익숙한 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부상함에 따라 애플도 결국 노선을 변경했다. 시장조사업체 무어 인사이트 앤드 스트래티지의 안셀 새그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그간 터치를 거부해 온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으며, 이번 결정은 피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과 시장의 과제

이번 신제품 발표는 하드웨어 전문가 출신인 터너스 CEO가 취임 이후 진행한 마지막 공식 발표 행사가 되었다. 애플은 최근 폴더블 아이폰 듀오와 스마트홈 허브를 잇따라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장해 왔다. 향후 핵심은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이 될 전망이다. 로이터는 최근 맥의 판매량이 증가 추세에 있으나, 이는 상당 부분 기술 애호가들과 기기 자체에서 인공지능(AI) 연산을 수행하려는 기업들의 수요에 기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