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의원의 합당 시한 제시와 당내 갈등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통합 과정을 내년 1월까지는 끝내야 한다고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하면서,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는 정 의원의 행보를 향한 불쾌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정 의원이 합당 이슈를 본인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로 이용하려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총선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남은 시점에서 합당을 추진할 동력이 부족하다는 신중론이 우세하지만, 국민의힘에 밀리는 지지율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합당론이 다시 힘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대통합추진단장인 박범계 의원은 지난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민석 대표가 구상해 온 양당 통합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 대표가 설정한 가이드라인이 최소한의 선거 연대에서 나아가 상황에 따라 합당까지 고려하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차기 총선을 대비한 후보 경선 일정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내년 여름까지 어느 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 출연해 지난 총선 당시 단 몇 백 표, 혹은 1~2%포인트 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던 사례들을 언급하며 합당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양당이 같은 뿌리를 가진 한 집안임을 강조하며 내년 1월까지는 통합을 마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정 의원의 갑작스러운 주장은 국정 지지율과 여당 지지율이 모두 30%대에 머물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합당 논의의 주도권을 선점해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도부의 비판과 과거 합당 불발 논란

민주당 지도부 내부에서는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 의원이 당대표직을 수행하던 지난 1월, 최고위원들과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합당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가 결국 논의가 무산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정 의원은 공식 회견이 시작되기 불과 20분 전에야 최고위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공유했으며, 이로 인한 당내 갈등이 심화되자 결국 19일 만에 논의가 중단된 바 있다. 지도부 소속 A 의원은 통화에서 지난 1월 합당을 무산시킨 장본인이 정 의원이 아니냐며, 현재의 발언 역시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통합추진단 조국혁신당 연대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해식 민주당 의원 역시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 의원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해식 의원은 만약 지난 지방선거 전에 합당을 매끄럽게 추진했더라면 서울시장 선거 등 주요 선거에서의 패배나 현재와 같은 당의 처지를 막을 수 있었을지 안타깝다는 심경을 전했다. 그는 현재 당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도보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선 승리를 위한 합당론의 쟁점과 전망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는 합당을 추진할 적기가 아니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전당대회를 거치며 깊어진 당내 분열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총선까지는 아직 1년 넘게 남았다는 점이 이유다. 당내 관계자 B씨는 총선을 불과 한두 달 앞두고 합당을 진행해야 유권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지역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뒤처지는 등 차기 총선 결과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합당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C 의원은 지난 대선의 교훈을 들어 연합 없이는 승리할 수 없음을 강조하며, 합당은 빠를수록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향후 합당이 추진되더라도 구체적인 방식이나 당명 결정, 지역구 의석 배분 등을 둘러싼 갈등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신장식 혁신당 대표는 지난달 28일 여당 중진들과의 만찬에서 합당이 국면 전환용으로 논의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지난달 30일 김민석 대표 체제의 국면 전환을 위한 소재로 이용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