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용량 한계 극복할 차세대 기술 경쟁
인공지능(AI) 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해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기존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기술적 해법들이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생산 설비를 증설하더라도 실제 공급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메모리 용량을 확장하거나 공유하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기술과 구형 D램을 재활용하는 방식이 중장기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메모리 공유 기술은 CXL이다. 이 기술은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사이의 연결을 최적화하여 서버가 가용할 수 있는 메모리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려준다. 특히 별도의 메모리 장치를 추가하는 것은 물론, 'CXL 스위치'라는 연결 매개체를 통해 다수의 서버가 메모리 자원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삼성·SK하이닉스, CXL 기반 AI 최적화 기술 공개
삼성전자는 CXL 기술을 활용해 AI 서비스 운영 시 발생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메모리 용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인공지능 대화가 길어지거나 동시 접속자가 증가할수록 AI가 이전 계산 정보를 저장하는 키·밸류(KV) 캐시의 크기는 커지게 된다. 이때 캐시 데이터 중 일부를 CXL 메모리에 저장한 뒤 필요할 때마다 불러오는 방식을 쓰면, GPU 메모리의 과부하를 방지하고 불필요한 재계산 과정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에서 개최된 메모리·스토리지 전시회인 'FMS 2026'에서 관련 기술을 잇달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서버 용량 확장과 자원 공유가 가능한 CXL 메모리 모듈인 'CMM-D MD310'을 전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여러 서버와 GPU가 KV 캐시를 주고받으며 재사용하는 기술을 시연했으며, 특히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하나로 묶은 'CMM-하이브리드' 모델을 공개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서버 교체 주기 넘어선 구형 D램의 재탄생
기존의 구형 DDR4 메모리를 최신 서버에서 다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메타(Meta)는 수명이 다해 교체된 서버에서 수거한 DDR4를 최신 서버의 확장용 메모리로 전환해주는 전용 칩 '비스타라'를 개발했다. 이는 서버 교체 시에도 여전히 작동 가능한 메모리를 별도의 연결 장치로 재사용하는 방식이다. 빈도가 높은 데이터는 최신 DDR5에 배치하고, 상대적으로 사용량이 적은 데이터는 CXL로 연결된 DDR4에 저장하는 구조다. 이는 서버의 평균 수명인 3~5년보다 메모리의 수명이 7~10년으로 훨씬 길다는 점을 이용한 전략적 접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