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해진 정부의 심야 택시 호출료 배분 대책
정부가 심야 시간대 택시 공급을 늘리기 위해 내놓았던 호출 수수료 배분 정책이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정부는 심야 택시 부족 현상을 해결하고자 호출 수수료를 인상하는 대신, 발생한 수수료의 90%를 운전 노동자에게 배분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실제 현황은 이와 판이했다.
1일 매일노동뉴스의 취재 결과에 따르면, 심야 시간대 택시 호출 수수료의 운용 방식은 지역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특정 지역의 경우 승객으로부터 600원에서 최대 3,000원까지 수수료를 징수하면서도, 정작 택시 운전 노동자에게는 호출 취소 시 발생하는 수수료 600원만을 정액으로 지급하는 실정이었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승객이 낸 3,000원의 수수료 중 1,000원을 취소 수수료 명목으로 따로 떼어놓은 뒤, 실제 취소가 발생했을 때 그중 600원만을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방식을 취했다. 이러한 포인트는 노동자가 직접 정산을 신청해야만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 반면 아예 호출 수수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지역도 확인됐다.
수요 폭증 대응책이 엇갈린 배분 구조로 변질
이러한 현상은 정부가 추진했던 심야 택시 정책의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정부는 지난 2022년, 코로나19 이후 급감한 택시 공급과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에 따른 심야 이동 수요 폭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했다. 저녁 10시부터 익일 새벽 3시 사이의 호출 수수료를 올리고, 그 수익의 90%를 운전 노동자에게 돌려주어 심야 운행을 독려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플랫폼사들은 단계적으로 호출 수수료를 인상해 왔다.
하지만 약 5년이 지난 현재, 법인택시 소속 노동자들이 수수료의 90%를 수령하는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카카오모빌리티와 같은 플랫폼사가 지역 거점형 가맹본부를 운영하며, 블루파트너스나 헤이웨이 같은 지역 기반 택시 회사들과 가맹 계약을 맺는 구조 때문이다. 플랫폼사는 지역 가맹사와 계약을 맺을 뿐 실제 운전 노동자와의 계약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개인택시 기사가 카카오모빌리티의 배차 시스템을 직접 이용할 때는 수수료 90%가 지급되지만, 지역 가맹본부가 별도로 체결한 부가서비스의 수수료 배분은 해당 계약을 따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모빌리티는 국정감사에서 가맹택시와 기사 간의 배분 비율이 5대 5 수준인 것이 원칙이라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노동계 "정부의 강력한 관리감독 필요"
결국 승객의 비용 부담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인상된 수수료는 플랫폼사와 가맹택시사가 우선 점유하고 노동자에게는 극히 일부만 돌아가거나 아예 지급되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었다. 전택노련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법인택시 노동자들에게 호출료가 전달되지 않는 사례가 확인되었다고 지적하며, 승객이 지불한 비용이 실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전택노련은 호출 수수료 배분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승객의 부담을 늘리면서까지 제도를 도입한 목적이 택시 공급 확대와 노동자 처우 개선에 있는 만큼, 실제 수수료가 어떻게 배분되는지 구조를 면밀히 조사하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