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동명이인 투표 분산' 의혹과 법무부의 전격 수사
미국 알래스카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를 둘러싸고 민주당이 공화당 후보와 이름이 같은 인물을 내세워 표를 분산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중간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이번 사태가 전체 선거 판세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번 의혹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수십 명의 인물에게 소환장을 전달했다. 소환 대상의 상당수는 민주당 측 인물들로 파악된다. 법무부의 고위 관계자는 주 정부나 지역 사법 기관의 범위를 넘어선 연방 차원의 수사권을 동원해 이번 사건의 실체를 신속하게 규명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던리비 주지사 역시 주 차원의 엄중한 조사를 지시했다. 던리비 주지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해당 모략이 알래스카 주법을 위반했는지, 그리고 형사 고발이나 민사적 조치가 필요한 사안인지를 공공안전부가 철저히 조사하도록 명령했다. 오스틴 맥대니얼 알래스카주 공공안전부 부국장도 뉴욕타임스 기사에 언급된 혐의들에 대해 조사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공식 확인했다.
공화당의 입체적 압박과 후보자 간의 팽팽한 대립
공화당 의원들 또한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화당 주도의 미 하원 조사 기구인 ‘하원 감독위원회’는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메리 펠톨라 민주당 후보의 전 선거운동 책임자 엘리사 리오스 등을 대상으로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민주당 측이 현직 공화당 상원의원인 댄 S. 설리번을 저지하기 위해, 알래스카 거주자인 은퇴 교사 댄 J. 설리번을 찾아내 출마하도록 유도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민주당 상원선거위원회(DSCC)와 펠톨라 후보 캠프가 재선에 도전하는 댄 S. 설리번 의원의 득표를 나누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알래스카의 선거 제도는 정당과 관계없이 여러 후보가 예비선거를 치른 뒤, 상위 4명이 본선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지난 8월 18일 실시된 예비선거 결과, 메리 펠톨라 민주당 후보가 49.5%로 1위를 차지했고 댄 S. 설리번 의원이 41.4%로 2위에 올랐다. 의혹의 중심에 선 무소속 댄 J. 설리번 후보는 2.5%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하며 결선 진출권을 따냈다. 이들은 오는 11월 3일 결선 투표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의 선거 부정 주장과 민주당의 반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번 사안을 선거 승리를 위한 도구이자, 향후 패배 시 불복할 명분으로 활용하려는 기색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보도 직후 기자들에게 알래스카의 상황을 '최고 수준의 완전한 선거 부정행위'라고 규정하며, 펠톨라 후보와 댄 J. 설리번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 법무부는 이미 지난 22일, 동명이인 후보에게 향한 표가 결과에 영향을 줄 경우 선거 결과 확정을 보류해달라는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명이인 후보를 영입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민주당의 부정행위를 비판했다. 제이디 밴스 부통령 역시 유권자들의 상원 의석을 탈취하려는 시도라며 법무부의 수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펠톨라 후보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29일 주점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펠톨라는 자신과 현직 의원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오히려 승리할 수 없는 세력이 자신을 협박해 물러나게 하려 한다고 맞섰다. 댄 J. 설리번 또한 펠톨라 캠프와 접촉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당은 제3의 후보를 지원하는 것이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흔히 쓰인다고 주장하는 반면, 법률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으로는 선거법 위반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번 알래스카 선거가 상원 다수당을 결정할 핵심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본격화된 수사가 11월 3일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