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 넘는 매출 성장세와 둔화된 증가율

인공지능(AI) 기술 기업인 앤스로픽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년 대비 12배가 넘는 3분기 매출 수치를 공개했다. 챗봇 '클로드'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강력하게 뒷받침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막대한 컴퓨팅 자원 비용과 인프라 구축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동시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 AI 산업의 투자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깊어지는 가운데, 앤스로픽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현지시간 2일 CNBC 보도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수정 상장신고서를 통해 3분기 실적을 추가로 공시했다. 앞서 지난주에 발표된 최초 신고서에는 상반기 성과만을 포함했으나, 이번에 최신 분기 데이터를 보완하여 공개한 것이다. 올해 3분기 매출은 약 170억 달러(한화 약 22조 8600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1127%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보였다. 다만 전 분기 대비 증가율은 47%로 나타났는데, 이는 1분기 132%, 2분기 144%와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다소 완만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천문학적 순손실과 인프라 지출의 실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 매출은 332억 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200% 급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발생한 순손실은 약 1040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 동기 기록했던 251억 달러보다 손실 폭이 크게 확대되었다. 다만 이러한 순손실의 상당 부분은 전환사채 및 파생상품 부채의 공정가치 변동에 따른 회계상 수치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이 손실액 전체를 실제 영업 활동에서 유출된 현금 흐름으로 직결하여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참고로 3분기 단일 순손실 규모는 232억 9000만 달러로 집계되었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지표는 리스 계약 및 구매 약정 규모다. 앤스로픽은 계약에 의거해 지출될 총액이 약 8954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으며, 이 금액의 대부분은 컴퓨팅 및 인프라 관련 비용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당장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나 당해 연도 지출액과는 성격이 다르다. 실제 비용 증가세도 뚜렷하다. 1~9월 사이의 컴퓨팅 및 인프라 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144억 달러가 늘어난 329% 증가치를 기록했다. 사측은 인프라 및 컴퓨팅 용량이 확장됨에 따라 관련 비용이 동반 상승했다고 신고서를 통해 설명했다.

공급망 안정성과 수익성 증명 과제

필요한 서버 용량을 적시에 확보할 수 있을지도 중요한 변수다. 앤스로픽은 구글과 아마존, 스페이스X 및 전문 AI 클라우드 업체들로부터 컴퓨팅 자원을 조달하고 있다. CNBC는 이들 공급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현금 흐름에 압박을 받을 경우, 앤스로픽이 요구하는 막대한 용량을 충분히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주요 투자자인 동시에 공급업체라는 점은 상장 설명회에서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업체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앤스로픽의 사업 확장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성을 엄격히 구분하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슈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뛰어난 기술력이 어떻게 실제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질문했다. 앤스로픽의 IPO 과정은 단순한 매출 성장을 넘어, 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투입되는 비용과 인프라의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