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수주 확대가 이끈 삼성SDI의 실적 반등
국내 이차전지 업계의 회복세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미국 시장에서의 ESS 수주 확대와 현지 생산 체제 전환에 힘입어 올해 3분기 흑자 폭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유럽 전기차 시장의 수요 회복 조짐과 소재 공급망의 재편 움직임이 맞물리며 업황 전반에 대한 반등 기대감이 고조되는 양상입니다.
삼성SDI가 발표한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은 4조 6856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4078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발생했던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수치로, 지난 분기 대비 약 2배가량 증가한 규모입니다.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으로는 미국 내 ESS 판매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배터리백업유닛(BBU)의 공급 확대가 꼽혔습니다. 또한 전기차용 및 전동공구용 원통형 배터리의 판매 호조와 고객사로부터 받은 보상금이 수익성 제고에 기여했습니다.
미국 중심의 ESS 생산 거점 전략
특히 ESS 사업이 실적 회복을 이끄는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삼성SDI는 올해 10월까지 미국 전력용 ESS 시장에서 60GWh가 넘는 수주 물량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재 확보된 수주량만으로도 미국 스타플러스에너지(SPE) 및 울산 생산라인을 2029년까지 중단 없이 가동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생산 역량 강화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SPE는 지난 10월부터 고용량 각형 LFP 배터리의 양산을 시작했으며, 내년에는 기존의 생산라인 2기를 LFP 전용으로 전환해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가동할 계획입니다.
중장기적인 ESS 거점 확보를 위한 움직임도 포착됩니다.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시너지셀즈는 향후 ESS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기존에 전기차 생산을 위해 구축된 시설을 ESS용으로 개조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며, 2028년 설비 반입을 거쳐 2029년 초 양산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ESS 수요가 단기적 대응을 넘어 기업의 장기적인 생산 계획에 공식적으로 반영되었음을 시사합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기회와 공급망 변화
삼성SDI는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유럽 내 고객사들로부터 미드니켈 및 LFP 배터리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하이니켈 각형 배터리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에 대한 신규 수주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이는 기존 프리미엄 제품군 위주의 전략에서 벗어나 중저가형 라인업까지 제품 범위를 넓혀 유럽의 수요 회복에 대응하려는 포석입니다.
유럽 시장의 기회는 삼성SDI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스텔란티스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배터리 3사와 기술 협의를 지속하며 차기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망 확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 역내 생산 요건이 강화되고 현지 배터리 업체들의 생산 안정성이 떨어지면서, 헝가리와 폴란드에 생산 기지를 구축한 국내 업체들의 입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ACC 프랑스 공장의 공급 차질이 스텔란티스의 일부 생산 거점에 영향을 준 사례가 알려지며, 안정적인 외부 공급망 확보의 필요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소재 공급망의 재편과 기업 간 협력
배터리 셀 업체들의 수주 확대는 소재 공급망의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포스코퓨처엠과 LG에너지솔루션은 2027년부터 2033년까지 7년간 총 72만 톤 규모의 양극재와 음극재를 공급하는 협력을 추진합니다. 이는 2023년 체결했던 30조 원 규모의 포괄적 양극재 공급 계약을 넘어, 기존 하이니켈 중심에서 LFP 양극재와 인조흑연 음극재까지 협력 범위를 확장한 것입니다.
이에 발맞춰 포스코퓨처엠은 포항 양극재 공장의 하이니켈 삼원계 라인 일부를 LFP용으로 전환하며 수요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내년 초 LG에너지솔루션에 LFP 양극재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며, 향후 포스코그룹의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추출한 리튬을 활용한 제품까지 영역을 넓힐 방침입니다. 음극재 분야에서는 한국과 베트남 생산 거점을 통해 인조흑연을 공급하며, 양사는 울트라 하이니켈 양극재와 나트륨이온전지 소재, 실리콘 음극재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공동 협력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