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질주와 현금흐름의 역설
아마존의 클라우드 부문이 최근 5년 이래 최대 성장 폭을 기록하며 역대급 영업이익과 사상 최고치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지표에도 불구하고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7% 이상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공지능(AI) 시장 선점을 위한 천문학적인 데이터센터 투자 비용이 현금흐름을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말 쇼핑 시즌의 매출 전망치마저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현지시간 29일 아마존이 공표한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12% 상승한 2019억 달러로 집계되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예측했던 2022억 달러를 하회하는 수치다. 영업이익은 28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1% 급증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13.9%에 도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순이익은 207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의 212억 달러보다 줄어들었다. 주당순이익(EPS) 또한 1.89달러로 나타나 시장 전망치인 1.97달러를 밑돌았다. 순이익이 감소한 배경에는 지난해 3분기 앤트로픽 투자로 얻었던 95억 달러 규모의 세전 평가이익이 기저효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AWS의 압도적 성장과 막대한 설비투자
이번 실적의 핵심 동력은 아마존웹서비스(AWS)로 확인되었다. AWS의 3분기 매출은 46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9.3% 늘어나며 시장 예상치인 456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2분기의 성장률인 37%보다 한층 가속화된 수치다. AWS의 영업이익 또한 114억 달러에서 178억 달러로 크게 뛰었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AI 인프라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2027년과 2028년에도 AWS 매출 성장률이 40%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 아마존은 올해 약 2200억 달러 규모의 설비투자를 집행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3분기 한 분기 동안에만 유형자산 취득에 773억 달러를 쏟아부었는데, 이는 전년 동기 지출액인 351억 달러의 두 배를 상회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을 통해 확보한 현금은 424억 달러에 그쳐,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보다 설비투자에 투입된 금액이 349억 달러나 더 많았다.
적자로 돌아선 잉여현금흐름과 매출 둔화 우려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는 결국 현금흐름의 악화로 직결되었다. 최근 12개월간 아마존의 영업현금흐름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1683억 달러를 기록했으나, 동일 기간 잉여현금흐름(FCF)은 기존 148억 달러 흑자에서 424억 달러 적자로 급격히 전환되었다. 아마존 측은 AI 관련 유형자산 취득 비용의 폭증이 이러한 현상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마존은 3분기에만 481억 달러를 장기차입으로 조달했다. 사업 수익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투자 지출의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른 상황이다.
기존 주력인 전자상거래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한 점도 부담 요소다. 3분기 북미 지역 매출은 1129억 달러로 6% 성장했고, 해외 매출은 431억 달러로 5%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아마존은 연례 할인행사인 프라임데이를 올해 2분기로 앞당겨 진행한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행사 시점 변경 효과를 제외하면 매출 성장률이 약 4%포인트 더 높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지점은 4분기 전망이다. 아마존이 제시한 4분기 매출 예상 범위는 2400억~2470억 달러로, 중간값인 2435억 달러는 시장의 기대치인 2445억 달러를 밑돈다.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으로 인한 가계 지출 여력 감소가 반영된 결과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 아마존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7% 넘게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