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되풀이된 지게차 참사
제주 지역에서 지게차 전복 사고로 인해 40대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비극이 다시 발생했다. 이에 유가족과 노동계는 현장의 안전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주본부와 고인이 된 A씨(44)의 유족은 29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A씨가 축사에서 트럭에 실린 지게차를 하차시키던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지난 6월 하나로마트에서 발생한 지게차 사망사고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유사한 형태의 사고가 재발한 것에 대해 깊은 분노를 표했다. 유족 측은 얼마나 더 많은 희생자가 나와야 이 비극이 멈추겠느냐며 강력한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면허 부재 인지했음에도 업무 지시
지난 23일 발생한 이번 사고는 제주시 구좌읍 소재의 한 축사에서 일어났다. 당시 물류업체 소속이었던 A씨는 화물차에 적재된 사료를 옮기기 위해 2.9t급 지게차를 운행하던 중 기계가 넘어지면서 그 아래에 깔렸다. 홀로 작업에 임하던 A씨는 사고 발생 직후 농장주에 의해 뒤늦게 발견되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조사 결과, 세 명의 어린 자녀를 둔 가장이었던 A씨는 지게차 운전 기능사 자격은 갖추고 있었으나, 3t 미만 지게차 운용에 필수적인 건설기계 조종사 면허는 별도로 보유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 측은 A씨가 채용 면접 당시 면허가 없다는 점을 회사에 명확히 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업체 측이 지게차 운전 업무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지역 담당자가 업무 과중을 이유로 인력 충원을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았으며, 기존 직원의 계약이 해지된 직후 A씨가 해당 업무에 투입된 정황도 함께 밝혀졌다.
수사 당국, 과실치사 및 법 위반 여부 조사
유족은 지난 6월 하나로마트 사고 당시 지인이 유족이었던 경험을 언급하며, 이번에는 본인이 직접 슬픔을 겪게 된 처지를 토로했다. 이들은 사고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여 가해 행위에 합당한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했다. 현재 제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A씨가 소속되었던 화물운송업체의 과실치사 혐의 여부를 면밀히 조사 중이다. 이와 동시에 광주지방고용노동청도 해당 업체를 대상으로 중대재해 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제주에서는 지난 6월 19일 제주시 애월읍 하귀농협 하나로마트 지하주차장에서 20대 운전자 김영균 씨가 몰던 지게차가 전복되어 김 씨가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어, 지역 내 지게차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