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과 교육계를 덮친 AI 해킹의 파상공세

최근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서 AI 기반의 해킹 범죄가 발생한 데 이어, 증권사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도 유사한 침해 사고가 잇따라 확인되며 경계 태세가 강화되고 있다. 국립부경대학교에서도 외부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학생과 교직원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함께 해킹 수법이 정교해짐에 따라, 금융권을 넘어 전방위적인 개인정보 유출 위협이 현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신종 범죄에 대응할 수사 체계의 공백이 드러나며 우려가 깊어지는 실정이다. 특히 이달 초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인력과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사건을 경찰(국가수사본부)로 떠넘기는 이른바 '수사 핑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AI 해킹 범죄의 확산세가 뚜렷해짐에 따라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증권사 및 대학 개인정보 유출 피해 확산

29일 금융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대신증권, 빗썸 등에서 해킹 침해 사실이 추가로 인지되었다. 대신증권은 고객 3만 8490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되었다고 공표했다. 이는 이달 초 신한, KB국민, 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에서 고객 정보가 동시다발적으로 빠져나간 대형 해킹 사고의 연장선상에 있다. 교육 현장인 부경대에서도 총 5108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되었다. 수협은행을 통해 등록금을 납부한 학생 5106명과 대학 등록금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2명이 포함된 규모다. 유출된 정보들을 활용한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수사 기관 간의 관할 갈등과 골든타임 상실 위기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된 해킹 범죄는 과거와 달리 보안 시스템의 취약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자동화된 공격을 수행하는 등 진화된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사 기관 간의 책임 회피가 이어지며 국민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경찰은 중수청의 소관인 '중대 사이버범죄'라며 사건을 서울중수청으로 넘겼으나, 서울중수청은 경찰이 이미 수사를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이틀 만에 수사 불개시를 통보했다. 이는 준비가 미비한 상태로 개청한 중수청이 인력과 인프라 부족을 근거로 경찰에 사건을 미룬 것이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수사 기관이 지체하는 사이 초기 로그 기록을 확보하거나 가상자산 계좌를 동결해야 하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양측의 관할을 조정할 수사권조정협의회 가동이 내년 2월로 예정되어 있어 당분간의 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부 차원의 통합 대응 및 컨트롤타워 구축 필요성

금융당국이 지난 28일 현장 점검에 나섰고 청와대에서도 긴급회의를 개최했으나, 아직 실효성 있는 대응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고도화되는 AI 해킹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전담 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단순한 금융기관 점검회의와 같은 일회성 조치로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경찰과 중수청,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수사 및 사이버 보안 유관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조정하는 금융보안 컨트롤타워가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내년으로 예정된 수사권조정협의회 운영을 앞당기고, 경찰과 중수청이 즉각적인 공동 대응에 나설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