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식행위로 변질된 주민참여, 높아지는 의회 문턱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제도들이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형식적인 절차로만 남아서는 지방의회의 기능이 더욱 막중해지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정작 사회적 약자 계층은 지방의회에서 논의되는 목소리조차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본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화면 구석에서는 끊임없이 손짓이 움직입니다. 청각 장애인들이 의정 활동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수어 통역은, 짧게는 수십 분에서 길게는 2~3시간 동안 쉼 없이 현장의 상황을 전달합니다. 이금숙 충청북도 수어통역지원센터 센터장은 수어가 시각에 의존하는 언어라는 점을 강조하며, 농인들이 표정이나 몸짓 같은 비수지 표현과 손동작을 통해 정보를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수어 통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역별로 갈리는 수어 통역 서비스 도입 현황
충북 지역의 수어 통역 도입 사례는 지역마다 큰 편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0년 2월 청주시의회가 충북 기초의회 중 최초로 수어 통역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충주와 제천, 증평을 포함한 총 6개 시군 의회가 이를 뒤따라 도입했습니다. 반면 보은, 옥천, 영동, 단양 등 4개 지역에서는 관련 서비스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 중 보은군의회는 차기 연도 예산안에 관련 비용을 편성했으며, 단양군의회의 경우 전문 통역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농촌 지역의 특성상 도입 시도가 번번이 실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옥천과 영동 지역은 아직 구체적인 실행 계획조차 세워지지 않아 도입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박혜경 충청북도 수어통역지원센터 사무처장은 회의 생방송 시스템을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만큼, 농인 또한 국민의 일원으로서 동등한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4만 명 청각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과제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충북 지역 내 청각 장애인은 약 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지방의회 차원에서, 어떠한 계층도 소외되지 않도록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