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없는 70대 재판은 무효

70세 이상의 고령 피고인을 대상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않은 채 진행된 형사재판은 법률을 위반한 위법한 절차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71)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던 기존 판결을 깨고, 해당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다시 돌려보냈다. 30일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하급심 판결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다.

청사 방호 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

A씨는 지난 6월 정부서울청사 민원실에서 국무총리와 사회부총리, 금융위원장 등을 만나야 한다며 소란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제지하던 청원경찰을 밀치는 등 청사의 방호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회부되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이후 진행된 2심에서도 항소를 기각하며 동일한 형량을 유지했다.

형사소송법 위반한 1·2심 절차

대법원은 1심 재판이 변호인의 조력 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핵심적인 문제로 지적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의 연령이 70세 이상이면서 변호인이 없는 경우에는 법원이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적으로 국선변호인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공판 절차를 개시할 수 없다.

A씨는 1심 당시 이미 70세를 넘긴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국선변호인을 붙여주지 않은 채 심리를 이어가며 유죄를 판결했다. 2심 재판부 또한 이러한 절차적 하자를 바로잡지 않은 채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1심 소송절차가 형사소송법을 위반한 오류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원심이 위법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항소를 기각한 것 역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A씨의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한 실질적인 유무죄 여부는 가리지 않은 채 사건을 파기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