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안경의 놀라운 정답률과 부정행위 우려
구글의 인공지능 모델인 ‘제미나이’가 스마트안경을 착용한 채 미국 대학입학시험(SAT) 문제를 풀이한 결과, 전체 문항의 83%에 해당하는 정답을 맞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진은 이미지를 흐릿하게 만들거나 비스듬한 각도에서 촬영된 것처럼 왜곡을 가한 상태에서도 10문제 중 8개 이상을 해결하는 성능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가 공개되면서 다가오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AI 안경을 활용한 부정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 마르틴 루터 할레 비텐베르크 대학교 연구팀은 컴퓨터지원교육 국제학술대회(CSEDU 2025)를 통해 AI 안경이 시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는 가능성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실험을 위해 연구진은 과거에 공개된 SAT 문항 중 독해 396개와 수학 324개, 총 720개의 문제를 활용했다. 이 데이터에 원근 왜곡과 흐림 효과, 그리고 5%의 노이즈를 추가하여 인공지능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실제 부정행위 상황을 재현했다.
모델별 성능 차이와 실제 적발 사례
테스트 결과, 구글의 ‘제미나이 1.5 프로-002’는 82.78%라는 높은 정답률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수학 분야에서 87.96%의 정답률을 보였으며, 독해 영역에서는 78.54%를 달성했다. 반면 오픈AI의 ‘GPT-4o’는 동일한 조건에서 75.69%의 정답률을 기록해 제미나이에 뒤처졌다. 다만 입력 이미지가 선명한 상태에서는 결과가 역전되어 GPT-4o가 87.22%, 제미나이가 84.58%의 정답률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화질이 저하된 환경에서도 AI가 상당한 수준의 문제를 풀어낸다는 점을 들어, 스마트안경이 시험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AI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실시된 연세대와 서울시립대의 논술시험에서 AI 안경을 쓴 응시자가 포착되었으며, 올해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한 국가자격시험에서도 이와 관련된 부정행위가 5건이나 확인되었다.
교육부의 강력한 대응책 마련
이에 교육부는 수능 시험장에서 발생하는 AI 안경 부정행위에 대해 수사 의뢰와 고발 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부터는 전국 모든 수능 시험장에 AI 안경 착용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전담 인력을 각 1명씩 배치할 계획이다. 만약 AI 안경을 착용하거나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 해당 시험은 무효 처리되며, 차기 시험 응시 자격도 제한된다. 교육부는 현재 1년인 응시 제한 기간을 3년으로 확대하는 방안과 더불어, 내년부터 시험장 내 전파 탐지기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