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 인원은 줄었는데 사고는 오히려 늘어
직업계고등학교 현장실습생들의 산업재해 발생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교육은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한 채 형식적인 운영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현재 시행 중인 학교 안전교육은 온라인 수업 위주로 대체되고 있으며, 기업체에서 이루어지는 현장 교육 역시 교육의 질을 검증할 평가 체계가 부재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산업 현장에 투입되는 직업계고 3학년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세 가지 형태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학교 측에서 진행하는 '권익보호 및 산업안전보건교육'과 '실습 직전 특별교육', 그리고 실습이 이루어지는 기업에서 담당하는 '작업장 맞춤형 교육'이 그것이다.
이 중 총 13차시로 구성된 권익보호 및 산업안전보건교육은 주로 e러닝 형태의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실습 직전 실시해야 하는 특별교육 역시 대면 수업과 온라인 수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기업 현장교육의 구멍과 교육의 한계
기업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시스템 역시 실무적인 안전을 보장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법적으로 기업은 실습생이 작업에 투입되기 전 최소 12시간 이상의 대면 교육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교육 내용이 적절한지, 혹은 학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었는지를 판단할 별도의 평가 장치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 교육부 관계자는 권익보호 및 산업안전보건교육에 대해서만 60점 이상의 점수를 얻어야 수료를 인정하는 평가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나, 나머지 교육들은 단순히 실시 여부만을 확인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장실습 중 발생하는 사고를 막기 위해 2022년 교육과정을 개정하여 노동인권 및 산업안전보건 과목을 신설하고, 한국고용노동교육원을 통한 특별교육을 추진하는 등 대응책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재 수치는 오히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 사이 직업계고 현장실습 참여 학생 수는 2만 5636명에서 1만 7202명으로 약 32.9%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발생한 산재 건수는 2021년 6건에서 2022년 7건, 2023년 12건, 2024년 14건으로 매년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산재 신청 건수가 전년 대비 50% 폭증한 30건을 기록하며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론에 치우친 교육, 실무 대응력은 '낙제점'
새롭게 도입된 안전 대책들이 형식적으로 흐르면서 실제적인 방어 기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4년 6월 '교육문화연구'에 게재된 정이화·윤노아의 논문 '직업계고의 산업안전보건교육이 학생의 산업안전보건의식 형성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교육을 이수한 학생 24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생들의 안전 의식 자체는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사고 발생 시 필요한 안전관리 매뉴얼 숙지나 산재 보상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지식은 매우 부족한 상태였다. 연구진은 이론 중심의 수업에서 벗어나 실제 위험 상황을 가정한 실습형 교육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강경숙 의원은 산업 현장에 배치되는 학생들의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행되었는지조차 파악하기 힘든 현 상황을 심각한 문제로 규정했다. 강 의원은 단순히 교육 이수 여부를 체크하는 방식에서 탈피하여, 학생들이 안전 수칙을 실제로 얼마나 숙지하고 있는지 체계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관리·감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