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앰코와 손잡고 첨단반도체공학부 신설

서남권의 성장을 견인할 국가대표 거점 국립대학교인 전남대학교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발맞춰 핵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남대는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전문 기업인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이하 앰코)와 채용 조건형 계약학과 운영을 위한 협의를 완료했으며, 삼성전자와도 구체적인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지역 내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의 전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전략이다.

28일 전남대의 발표에 따르면, 오는 2028년 3월 가동될 예정인 첨단반도체공학부는 신입생 총 20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이 중 50명은 채용 조건형 계약학과 전형으로, 나머지 150명은 일반 전형으로 선발한다. 이번 학부는 지난 7월에 신설된 ‘첨단융합대학’ 소속으로 편입되며, 교내에 흩어져 있던 반도체 및 에너지 관련 학사 조직들을 하나로 결집하여 운영될 예정이다.

계약학과는 협약 기업이 학생들의 등록금과 장학금을 지원하며, 기업이 요구하는 직무 역량을 갖춘 학생은 앰코나 삼성전자 등 파트너사로 채용된다. 대학은 반도체 산업을 이끌 전문 인재를 육성하는 동력을 얻고, 기업은 검증된 우수 인재를 선점할 수 있는 상생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남대는 이미 지난 7월, 앰코와 협력하여 계약학과 정원 중 10명을 앰코 채용 조건형 인재로 양성하기로 확정 지었다. 이는 지난 6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이 발표되기 전부터 준비해 온 인재 양성 협약의 결과물이다.

2만3000명 고용 효과 대비한 석·박사급 인력 양성

나머지 계약학과 정원 40명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채용 조건형 계약학과 모집을 목표로 기업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광주 군공항 부지에 4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팹(Fab) 2기 건설 계획을 밝히면서 논의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향후 광주 군공항 일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팹 4기가 모두 완공될 경우 약 2만3000명의 생산 인력이 고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수요 중 5%는 박사급, 10%는 석사급 인재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되어 전남대 출신 인력들이 핵심 연구 인력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첨단반도체공학부는 이를 위해 60명 규모의 교수진을 확보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전남대 내부 연구진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영입한 세계적 석학, 그리고 앰코 등 산업계의 전문가들이 겸임 교원으로 참여한다. 교육 과정은 2028년 입학생뿐만 아니라 기존 전자컴퓨터공학부, 화학공학부, 신소재공학부 등의 2~3학년 재학생들도 융합 전공을 통해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이를 통해 2033년 신입생들의 졸업 이전에도 기존 학과 졸업생들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인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공유할 계획이다.

'PRIDE' 프로그램과 5500억 규모의 국가 프로젝트

실습 인프라 구축도 완료되었다. 전남대는 앰코로부터 기증받은 50대의 첨단 패키징 실증 장비를 활용해 ‘반도체 패키징 공동 연구소’를 운영하며 학생들이 실제 반도체 제조 공정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교육 모델은 'PRIDE'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기업 프로젝트(Project) 참여, 교수진의 학술연구(Research) 참여, 인턴십(Internship)을 통한 실무 경험, 학위(Degree) 취득, 그리고 폭넓은 경험(Experience)을 제공하는 체계다. 박찬진 전남대 공과대학장은 6년 통합 과정을 통해 박사급 고급 인력을 조기에 양성하고, 해외 연수 등을 통해 학생들의 시야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전남대는 교육부의 ‘2026년 성장엔진 브랜드 단과대 및 AI 거점 대학 패키지 지원 사업’에 선정되며 대규모 투자를 확보했다. 국가와 지자체, 기업이 협력하는 이 사업은 5년간 총 5500억 원 규모로 진행되며, 전남대를 서남권 성장의 중심축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첨단융합대학은 교육 설계부터 채용까지 기업과 밀착된 '브랜드 단과대학' 역할을 수행하며, 미래에너지공학부도 신설되어 매년 100명의 신입생을 배출할 예정이다. 대학원생들에게는 월 100만~150만 원 이상의 연구 장학금이 지급된다.

이러한 성장을 위해 전남대는 총장 직속 인재영입위원회를 통해 세계적 석학 10명과 특성화 교원 44명을 영입한다. 신임 교원에게는 연간 1억 원의 정착 연구비와 최대 1억 3000만 원의 성과 지원금이 제공된다. 이근배 전남대 총장은 전남·광주 지역에 세계적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을 구축하여 인재와 기업이 모이는 성장 거점을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지역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아도 될 만큼의 경쟁력을 대학이 직접 만들어내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