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함께 숨 쉬는 문학 공간의 발견
2002년부터 길고양이를 테마로 동물 문화를 탐구해온 저자 고경원은 2017년 고양이 전문 출판사인 야옹서가를 설립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서울 수유동에서 '책방 냥냥헌'을 운영하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고경원은 사회적 무법자로 취급받는 처지에서도 끈질기게 생존하는 길고양이들의 모습 속에서 인간의 희로애락은 물론, 가족애와 동지애를 발견한다.
사회과학에서 생명 해방으로, 변화하는 책방의 풍경
이번에 출간된 책은 고경원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12곳의 동물 관련 책방을 직접 방문하여 남긴 기록물이다. 이곳들은 단순히 동물의 출입을 허용하는 수준을 넘어, 동물과 연계된 다양한 활동과 새로운 책 문화를 조성해 나가는 공간들이다. 대다수 공간의 운영자들은 창작자이자 문화기획자로서 각기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과거 1980년대에 인간의 해방을 논하던 사회과학 서점에서 이제는 생명 해방으로 가치를 확장한 서울의 '풀무질', 그리고 어린 시절 헌책방의 향수를 담아 '어린이 환영'이라는 문구를 내건 수원의 '냥책방'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등장한다.
지속 가능한 운영을 가능케 하는 힘, 생명에 대한 애정
독서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동네 서점의 생존은 이미 쉽지 않은 과제다. 하물며 동물 책방의 운영 환경은 더욱 가혹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운영자들에게는 '왜 이 일을 시작했는가'와 '무엇이 이 활동을 지속하게 만드는가'라는 두 가지 근본적인 질문이 던져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생명을 향한 뜨거운 애정이 책방 주인들의 삶을 변화시켰으며, 그 애정이 고스란히 공간의 색채로 반영되어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게 보여준다.